[앵커]
국민의힘이 태영호 전 최고위원의 빈자리를 채울 새 최고위원을 경선을 통해 뽑기로 했죠. 오늘 자격심사를 통과한 3명의 후보를 발표했는데요, 모두 원외 인사들입니다. 당내에선 최고위의 중량감이 떨어지는 게 아니냐 이런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데, 당 윤리위에서 중징계를 받은 김재원 최고위원은 "프로레슬러처럼 링 밖에서 활약하겠다" 이렇게 각오를 다졌습니다. 관련 내용을 정치 인사이드에서 짚어봅니다.
[기자]
국민의힘 태영호 전 최고위원의 빈자리! 다음달 9일, 전국위원회를 열고 새 최고위원을 뽑기로 했죠. 오늘 자격심사를 통과한 최종 후보 3명을 발표했는데요. 보시는 것처럼 모두 원외 인사들입니다. 당초 재선 의원들이 여럿 도전할 거란 관측과는 달리, 현역 의원은 단 한 명도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는데요. 유력한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이용호 의원! 경선에 나서지 않은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이용호/국민의힘 의원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정치라고 하는 게 소신도 필요하지만 눈치도 상당히 있어야 되거든요. 그런데 제가 눈치 살펴보니까 소위 낄끼빠빠라는 게 있잖아요.]
한마디로 눈치를 챙겼다는 겁니다. 당 지도부와 친윤계의 시그널! 이른바 '김가람 낙점설'이 돌고 있죠. 청년과 호남을 대표하는 상징성이 크다, 호평이 자자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선뜻 출사표를 던지긴 쉽지 않았겠죠? 당내에선 최고위원 자리가 현역 의원들에게 딱히 '메리트'가 없다는 평가도 있었는데요.
[윤상현/국민의힘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최고위원 재선 의원들이 나갈 거다, 나갈 거다 하다가 안 나가더라고요. 그래서 왜 안 나갔나. 이게 참 아마 그런 것 같아요. 제가 보니까 이제 당 지도부에 입성해봤자 별, 소위 말해서 어떤 실익이 없다, 메리트가 없다.]
당의 실권! 최고위가 아니라 이른바 '5인회'가 쥐고 있다는 말도 나왔습니다.
[이용호/국민의힘 의원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최고위원회의라고 하는 게 지금 정말로 최고 의사결정기구인데 거기에 걸맞느냐. 혹시 뭐 들러리냐. 실제로 중요한 핵심 의사 결정은 다른 데서 하는 거 아니냐. {용산 아니냐.} 용산이 아니고, 당내에서도 5인회가 있다 뭐 이런 얘기도…]
한편에선 과연 총선 때까지 '김기현 체제'가 그대로 유지 되겠느냐? 물음표도 달았죠.
[이언주/전 국민의힘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어제) : 체제가 계속 갈 거냐. 비대위로 갈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러니까 지도부의 현재 이런 상황으로 총선을 치르기에는 뭔가 좀 부족한 듯하다…]
[윤상현/국민의힘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비대위 얘기하는 게 있는데, 이게 참 김기현 대표의 모욕이라고 보여요. 김 대표가 취임한 지 지금 100일도 안 됐거든요.]
취임한지 100일도 안 된 김기현 체제! 당 지도부가 윤리위의 징계를 받으며 존재감이 많이 약해졌다는 평가인데요.
[이언주/전 국민의힘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어제) : 김재원 최고 같은 경우에 1등을 했었고요. 수석이고. {태영호 의원은?} 또 태영호 같은 경우는 워낙 시끄럽게 또 사퇴하지 않았습니까?]
그나마 태 전 최고위원의 빈자리도 중량감이 다소 떨어지는 원외 인사가 채우게 됐습니다. 이런 당의 상황을 누구보다 애달프게 걱정하는 분이 있죠. 당원권 정지 1년, 중징계를 받은 김재원 최고위원입니다.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윤석열 대통령이 집권을 했지만 여소야대의 상황에 있고, 민주당이 과반수 의석을 점하고 온갖 지금 입법적인 횡포를 부리고 있거든요. 집권당의 최고위가 약체로 구성이 되면 그런 면에서 굉장히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죠.]
김 최고위원은 당을 위해 장외에서 프로레슬러 김일 선수 같은 역할을 하겠다고 자처했는데요.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링 안에서 경기하는 것보다 링 밖으로 나가면 반칙도 쓰고 국민들로부터 정말 환호받는 그런 경우도 있었죠. 저는 어떻게 보면 비유하자면 링 밖으로 나간 김일 선수.]
글쎄요. 정치는 프로레슬링이 아니죠? 반칙에 과연 국민들이 환호할까 싶습니다. 더욱이 김일 선수! 반칙을 일삼는 선수가 아니라 오히려 이를 응징하는 쪽이었습니다.
[대한뉴스 (화면출처: KTV) : 조 스카파 선수는 처음부터 반칙을 범했습니다. 그러나 세계적인 프로레슬러 김일 선수는 그의 특기인 암록으로 도전자인 조 스카파의 팔을 마비시키는가 하면은 허리꺾기 등으로 조 스카파 선수의 공격을 불허했습니다.]
당내에선 중징계를 받은 만큼, 자숙해야할 시점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한마디로 '낄끼빠빠'하라는 겁니다.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지난 25일) : 당원권 정지가 뭡니까? 당원으로서의 어떤 활동도 못하는 것이거든요. 무소속 의원처럼 마음대로 하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 자숙하고 그런 모습들을 보여야지 본인의 미래도 저는 있을 수 있다, 이렇게 봅니다.]
김 최고위원! 비록 징계는 받았지만, 최고위원의 지위는 여전하다고 반발했는데요.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최고위원으로서 당원권이 정지된 것은 당원 단계에 명백하게 당원으로서의 의결권이라든가 피선거권이 제한이 된다는 것이고 정치인으로서 최고위원으로서의 지위는 여전히 유지가 되는 것이거든요. 가만히 있으니까, 가마니로 보는 것 아닌가.]
최고위원직을 사퇴하지 않았다고 당원권 정지 1년의 중징계를 내린 윤리위의 판단에 대해서도 '과했다'며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끝까지 최고위원직을 내려놓지 않은 이유도 함께 밝혔습니다.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 (KBS '주진우 라이브' / 어제) : 찬반 논란이 있는 상태에서 어떤 말을 했다고 해서 징계를 받은 것이기 때문에 또 저에 대한 징계에 반대하는 분들도 많이 계셨어요. 그래서 제가 사실 한 입으로 두 말을 하고 제가 한 그 말을 또 책임지고 사퇴까지 해버리면 그분들에 대한 어떤 예의가 아니고 그분들에게 더 이상 어떤 저의 주장을 할 여지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징계를 감수하고 사퇴하지 않았죠.]
찬반 논란이 있는 상태라? 김 최고위원이 빚은 5·18과 4·3 관련 설화! 어떤 점에서 찬반 논란이 있다는 걸까요? 광주와 제주를 찾아 고개를 숙였던 김 최고위원의 행동, 과연 진정성이 있었나 싶습니다. 결국 강성 보수 지지층을 보고, 정치를 하겠다는 건데요. 김 최고위원! 대구 출마를 바랐었죠. 아직 그 꿈, 버리지 않은 듯합니다.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 (KBS '주진우 라이브' / 어제) : {내년 총선에도 나오시죠?} 나올 수 있으면 나오죠. 또 최고위원으로서 더군다나 제가 최다 득표를 한 최고위원이고.]
김 최고위원은 이준석 전 대표의 케이스를 거론하며, 앞으로 더 활발한 정치활동을 예고했는데요. 이 전 대표가 중징계를 받을 당시 김 최고위원이 남겼던 충고로 오늘의 정치 인사이드 마무리합니다.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지난해 10월 12일) : 우리 이준석 대표님 한번 산티아고 순례길을 815㎞ 다는 못 걸으실 거고, 사리아에서부터 가는 100㎞ 코스라도 한 일주일 정도만 걸으시면 정말 마음이 맑아지고 생각도 많으실 텐데 마침 검색해 보니까 이번 주 토요일 10시 30분에 출발하는 아시아나항공이 있습니다. 항공료도 많이 내려서 100만원, 107만원밖에 안 해요. 잘 다녀오십시오.]
조익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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