킥보드를 타던 10대 2명이 공원에서 산책하던 한 60대 부부를 치어서, 아내를 숨지게 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한 대에 두 명이 함께 타고 가다 사고가 났다고 하는데요.
사고가 난 건, 지난달 8일 저녁 7시 반쯤 일산 호수공원에서 산책을 하던 60대 부부가, 난데없이 뒤에서 달려오던 전동킥보드에 치였습니다.
사고 충격으로 부인 A 씨가 넘어지면서 머리를 크게 다쳤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뇌출혈로 사고 9일 만에 숨졌습니다.
남편 B 씨도 부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 중입니다.
사고를 낸 건 여고생 2명이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헬멧도 없이 킥보드 한 대를 빌려서 함께 타고 공원 자전거도로에서 달리던 중, 산책하던 부부를 친 걸로 나타났습니다.
또, 킥보드를 몰았던 여학생은 원동기 면허도 없었습니다.
경찰은 가해 학생 2명을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고 조만간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공원 내 자전거 도로가 현행법상 도로로 분류된다고 판단하면, 무면허 사고 혐의도 추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전동킥보드 사고는 매년 늘고 있는데요.
지난해에는 2천400건가량 사고가 났고, 24명이 숨진 걸로 집계됐습니다.
면허가 없는 10대들이 전동킥보드를 몰다가 적발되는 경우도 폭증하고 있다 보니 업체들의 면허증 인증 절차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기도 했습니다.
지난 2021년 5월부터 무면허로 전동킥보드를 몰면, 범칙금이 부과되도록 법이 바뀌었지만, 10대들의 킥보드 무면허 운전 적발 건수는 오히려 늘고 있습니다.
지난 2021년 3천500여 건이었는데, 지난해 2만 건이 넘은 겁니다.
입법 사각지대를 해소해서 전동킥보드 공유 업체들이 면허를 의무적으로 확인하게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한편, 전동킥보드 관련 사고가 잇따르자, 정부는 올해 말까지 전동킥보드의 최고속도를 현재 시속 25㎞에서 20㎞로 낮추는 안전 대책을 시범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영상편집 : 문이진)
전연남 기자 yeonna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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