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들어 매장에서 먹을 때와 배달시켰을 때의 가격을 다르게 받는 식당들이 늘고 있습니다. 업주들은 배달 앱이 떼가는 수수료가 너무 비싸서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인데요. 이게 외식 물가를 자극해서 결국 소비자들 부담을 키울 거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권영인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의 아귀찜 가게입니다.
두세 명분 아귀찜이 매장에서 3만 3천900원, 배달 앱에서 주문하면 3만 7천900원입니다.
[아귀찜 가게 사장 : 점주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매장에서 파는 가격이랑 배달 앱이랑 파는 가격이랑 같으면 어쩔 수 없이 손해, 그러니까 더 부담을 지는 그런 구조로 (갑니다.)]
일식 도시락 가게도 1만 900원짜리 메뉴를 배달 앱에서 2천 원 더 비싸게 팝니다.
이렇게 올려도 남는 게 없다고 합니다.
[도시락 가게 사장 : 배달비가 3천 원 하던 게 지금은 5천 원이고 (배달 앱) 수수료도 3%로 하던 게 6%, 8%로 올라간다고 하고. 그게 다 점주 부담인 건데 점주가 소비자한테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제한적인 거죠.]
이런 '이중 가격'은 프랜차이즈 업계에도 확산하고 있습니다.
버거킹과 KFC, 파파이스 등 직영 위주의 대형 체인점들은 이미 도입했고, 맘스터치 가맹점주들도 본사에 이중 가격을 허용해 달라고 내용증명을 발송했습니다.
매출의 일정 비율을 로열티로 받는 본사 입장에서는 매출 감소를 초래할 수 있는 배달용 인상은 받아들이기 곤란하다는 걸 알지만 점주들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황성구/전국맘스터치가맹점주협의회 회장 : 수익은 줄어드는 정도가 아니라 역마진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습니다. (배달 앱) 가격을 올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자영업 단체 소속 650여 명은 최근 배달 앱 수수료가 내려가지 않는 이상 이중 가격이 불가피하다며 집단행동을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2년 전 소비자원 조사에서 자영업자 58.8%가 매장과 배달 가격을 다르게 책정한다고 응답했는데, 배달 앱 수수료 논란과 함께 이 비율은 최근 더 높아졌을 걸로 추정됩니다.
[이강민/배달 앱 이용자 : 되게 속은 기분이 났고, 제가 알던 가격하고 매장 가격이 좀 차이가 많이 나다 보니까 그 사실을 알고 난 이후에는 배달 앱을 되게 좀 줄이게 되고….]
배달 앱 수수료가 촉발한 이중 가격 확산은 사실상의 외식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 부담을 가중하는 상황입니다.
(영상편집 : 최혜영, VJ : 정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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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인 기자 k022@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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