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의료 공백이 길어지면서 전국에서 응급실 운영 시간을 조정하는 병원들이 늘고 있습니다. 평소 대여섯 명이 지키던 응급실을 이제 의사 혼자 맡는 대학병원도 있는데, 응급 의료 현장에서는 이제는 모든 게 한계 상황에 이르렀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TBC 정진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달 말 남순탁 씨는 극심한 목 통증으로 동네 병원을 찾았습니다.
더 큰 병원으로 가보라는 말에 상급종합병원을 찾았지만, 치료할 의사가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남순탁/대구시 복현동 : (응급의학과 교수가 보더니) 자기 병원에서 어떻게 할 수가 없다고 그래서 그냥 나왔던 거죠.]
급성 구내염으로 물 한 모금조차 제대로 마시지 못했던 남 씨가 응급실을 통해 입원한 건 일주일이 지난 뒤였습니다.
지역 대학병원 응급실들, 대체 어떤 상황일까.
취재진의 설득에 어렵사리 인터뷰에 응한 한 대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평소 대여섯 명이 지키던 응급실을 지금은 혼자서 맡고 있다고 말합니다.
[A 대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어젯밤에 제가 (응급실에) 근무했는데 당직 혼자 있어요. 우리만 그런 게 (아니라) 다 똑같아요. 지금 힘들어요.]
또 다른 대학병원 응급실의 경우 이미 한계 상황과 맞닥뜨려 전원 조치를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2차 병원에 환자가 몰리면서 이곳 의료진들도 지칠 대로 지친 상태입니다.
[2차 병원 간호사 : 주말 같은 경우에는 한 100명 넘게 환자를 보는데, 지금 그 안에 대학병원에 가야 될 사람들이 오는 거니까.]
더불어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별위원회에 따르면 대구, 경북 권역 응급의료센터의 전문의 이탈 인원은 모두 6명.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현재 지역 대학병원 5곳에도 군의관과 공보의 24명이 파견돼 있지만, 이 가운데 응급실에서 일하는 인원은 단 한 명도 없는 실정입니다.
이번 추석은 병원에 전공의가 없는 첫 명절입니다.
코로나19가 재유행하면서 의료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이라 이번 추석에는 의료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TBC 정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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