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인천 아파트 지하주차장 화재가 일어난 지 한 달이 넘었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주민들은 주차장에서는 분진이 날리고, 망가진 집은 벽지를 바꾸고 청소를 해도 끝이 없다고 말합니다.
추석이 코 앞이지만 아직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사람들도 있었는데, 배성재 기자가 현장에 가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아이방의 회색 미끄럼틀을 손으로 닦자 시커먼 잿가루가 묻어 나오고 원래 색이 드러납니다.
흰색 미끄럼틀에 분진이 내려앉은 겁니다.
부엌과 거실, 침실 구석구석까지 분진이 닿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지난달 1일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가 발생한 인천 청라 아파트의 25층 세대의 모습입니다.
화재로 인한 연기는 화장실까지 시커멓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욕조 물 위에 앉은 분진은 화재 당시에 연기가 얼마나 심각했는지를 보여줍니다.
분진과 그을음 피해는 불이 난 지하주차장 위에 있는 4개 동에 집중됐습니다.
도배를 새로 하고, 아이 옷도 일일이 털어내며 청소하고 있지만, 역부족입니다.
[청소 용역업체 관계자 : 너무 그을음이 심해서 이거 닦아도 닦이지가 않아요. 관로는 청소를 하고 전열 교환기는 교체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지하주차장은 여전히 복구되지 못했습니다.
대형 환풍기가 계속 돌아가고 있지만 분진과 매캐한 냄새가 한 달 넘게 빠지지 않았습니다.
주민들은 분진이 들어올까 창문 열기도 조심스러워하고, 눈 충혈이나 피부 발진 등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아파트 입주민 : 다리 안쪽이나 이렇게 이불이 닿는 그런 부위 쪽에 발진이 좀 났어요. 저희 딸도 한쪽 눈만 막 심하게 빨개지고 했는데….]
인근 오피스텔 등을 자비로 임대해 떠돌이 생활을 이어가는 주민들도 있습니다.
[아파트 입주민 : (기물) 철거한 다음에 이제 다시 화재 청소를 또 한대요. 그럼 화재 청소하고 그럼 또 추석이기 때문에 추석 지나고 9월 말 정도….]
피해가 막대하지만, 아파트에서 가입한 화재보험 보상 범위는 벽지와 바닥 교체, 집안 청소 비용까지입니다.
불이 난 전기차의 제조사인 벤츠에서 기부한 45억 원의 일부로 온수기 등이 지급됐지만, 나머지는 어떻게 사용할지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쉽게 지워지지 않는 화재의 흔적, 주민들의 일상 회복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영상편집 : 박정삼, VJ : 이준영)
배성재 기자 ship@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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