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공사장입니다.
70대 노동자 A 씨는 지난 2일 오전 8시쯤 2층 계단에서 바닥으로 떨어져 골반과 머리 등을 다쳤습니다.
10분 만에 출동한 소방은 응급처치를 마친 뒤 A 씨를 구급차로 옮겼습니다.
기장군과 해운대구 등 인근 부산지역 응급센터 8곳에선 모두 A 씨의 진료를 거부했습니다.
[직장 동료 : 가까운 병원부터 한 네댓 군데인가 전화를 했는데 (병원에서) 계속 거절을 했나 봐요. 어디로 갈지를 모르니깐. 그래서 한 5~10분 정도 서 가지고 계속 전화를 하시더라고.]
어렵게 연결된 병원은 50km가량 떨어진 한 대학병원 응급실이었습니다.
병원에 도착한 건 사고 1시간 10분이 지난 뒤였습니다.
A 씨는 골반 골절로 응급 수술이 필요한 상태였지만, 해당 병원에선 여건이 안 돼 수술이 불가했습니다.
A 씨는 수술이 가능한 병원을 알아보며 대기하다 결국 사고 4시간여 만에 숨졌습니다.
살 수 있었던 환자가 의료 대란으로 숨졌다는 지적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이성한/사회복지연대 사무처장 : 원래 응급실 뺑뺑이라고 불리는 것처럼 응급실 상황이 썩 좋은 상황은 아니었는데 올해 들어 의료대란이 일어나면서 응급실에 있는 전공의들이 빠져나가면서 지금 상황이 더 악화됐다고 볼 수 있는 거죠.]
최근 의료 공백으로 119구급대원 사이에서도 병원 선정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119 신고가 급증하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는 시민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취재 : 하영광 KNN, 영상취재 : 박은성 KNN,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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