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태어난 뒤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아이들이 얼마나 되는지 정부가 지난해부터 추적조사에 나섰습니다. 정부는 국내에서 태어난 외국인 아이들도 따로 조사를 했는데, 그 결과를 저희가 입수했습니다. 끝내 소재 파악이 되지 않은 100여 명 가운데 22명에 대해서는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박하정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SBS 8뉴스 (지난해 6월 21일) : 아기를 출산한 뒤 살해하고 시신을 자신의 집 냉동실에 숨긴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 '냉장고 영아 시신' 사건은, 출생신고가 안 된 아동들을 보건복지부와 경찰이 추적하는 과정에서 드러났습니다.
병원이 부여한 임시신생아 번호는 존재하는데, 출생신고는 안 돼 있는 아동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조사한 겁니다.
당시 조사의 대상은 내국인.
친모가 외국인인 아동은 지난해 8월 법무부가 따로 조사했고, SBS는 이 결과를 입수했습니다.
지난 2015년부터 지난해 사이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외국인 아동은 5천 183명.
이들 중 49%는 출국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결혼이민자 자녀 등으로 정상 양육되는 아동은 43%.
나머지 아동들 가운데 147명, 2.8%는 태어난 이후 현재의 상태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외국인 아동 가운데 22명에 대해선 범죄의 대상이 됐을 가능성 등을 놓고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특히 수사 대상 아동 가운데 한 명은 이미 숨진 상태로 파악됐습니다.
현행법은 출생신고의 주체를 '국민'으로 규정하고 있어서 외국인은 우리나라에서 태어나도 출생신고를 할 수 없습니다.
'출생통보제'가 도입됐지만, 외국인 신생아나 아동은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사각지대에 놓인 셈입니다.
[김 진/'보편적 출생신고 네트워크' 활동 외국 변호사 : 정부가 어떤 아동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을 못하고 있다는 뜻 이라서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선 어떻게 정책을 마련하고 제도를 마련해야 할지 논의돼야 할 것 같습니다.]
법무부와 복지부는 다음 주, 미등록 외국인 아동에 대한 보호 대책 등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강시우, 영상편집 : 신세은, 디자인 : 조수인)
▶ 한국서 태어났지만 '없는' 존재…신고 보장해야
박하정 기자 parkhj@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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