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더불어민주당이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의혹을 수사로 밝히겠다며 지난 2014년 도입된 상설특검 제도를 본격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 즉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우회로를 택한 건데, 여권은 행정권을 무력화하려는 꼼수라고 반발했습니다.
나혜인 기자입니다.
[기자]
민주당이 김건희 여사와 대통령실을 겨냥한 상설특검 수사요구안을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로 폐기된 김 여사 특검법을 다시 추진하기 전에 10년 전 여야 합의로 공포된 상설특검법부터 활용하겠다고 나선 겁니다.
수사 대상으론 과거 김 여사의 주식계좌를 관리했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범, 이종호 씨가 연루된 '삼부토건 의혹'과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을 적시했습니다.
[김용민 / 더불어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 :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모든 사안을 다 수사대상으로 삼기는 어려울 것 같고, 이종호 씨가 둘 다 연관이 돼 있습니다. 연관된 이 사건을 상설특검 대상으로 먼저 삼았다….]
특검 후보자는 하위 법령인 국회 규칙만 바꿔 여당에선 추천할 수 없게 하기로 했습니다.
모두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를 피하기 위한 전략인데, 다만,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 등을 수사할 별도 특검법도 계속 추진한다는 계획입니다.
[박찬대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뛰는 천공 위에 나는 명태균입니까? 요즘 김건희는 정권 실세, 명태균은 비선 실세라는 말이 돌아다닙니다.]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여당의 특검 추천권을 뺏는 건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중시하는 상설특검법 취지에 정면으로 반한다고 성토했습니다.
[추경호 / 국민의힘 원내대표 : 결국 야당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점하겠다는 것입니다. 검은 속내가 뻔히 보이는 비정상적인 꼼수입니다.]
다수 의석을 무기로, 행정권과 사법권까지 마음대로 휘두르겠다는 독재적인 발상이라고 규탄했습니다.
[배준영 /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 : 민주당의, 민주당을 위한, 민주당에 의한 특검이자 특검을 디딤돌로 탄핵으로 나아가려는 얄팍한 수작이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통령실 역시 야당 직속으로 또 하나의 검찰을 만들겠단 시도라며 이재명 대표 방탄을 위한 꼼수라고 깎아내렸습니다.
민주당은 국정감사가 끝나는 대로 상설특검 규칙 개정안과 수사요구안을 국회 본회의에 올려 처리한다는 계획입니다.
원인을 제공한 건 본인과 가족이 연루된 특검을 거부한 대통령이라고 주장하지만, 야당 입맛대로 고른 특검에게 공정한 수사를 기대할 수 없다는 여당 반발이 거세 진통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YTN 나혜인입니다.
촬영기자 : 이상은 이승창
영상편집 : 양영운
YTN 나혜인 (nahi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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