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남북 정상은 2년 전 판문점에서 만나 확성기 방송을 하지 않기로 합의했었습니다. 그 이후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남과 북이 확성기 시설을 철거했었는데 그걸 다시 설치한다는 건 북한이 남북합의를 휴지장으로 만들겠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걸로 풀이됩니다.
이어서 김아영 기자입니다.
<기자>
남북 간 확성기 방송은 2018년 4·27 판문점 정상회담을 나흘 앞두고 꺼졌습니다.
회담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우리 군이 선제적으로 대북방송 중단한 건데, 북한도 이에 호응했습니다.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남북의 확성기 시설 철거가 시작된 건, 판문점 선언 나흘 만인 2018년 5월 1일, 판문점 선언의 첫 이행 조치였던 만큼 남북합의에서 가지는 상징성도 큽니다.
남북 정상은 당시 판문점선언 2조 1항에 따라 전단 살포와 확성기 방송을 중지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북한의 확성기 재설치는 이 남북 정상의 판문점 선언을 허물겠다는 뜻입니다.
대대적인 전단 살포도 예고한 만큼 확성기 방송 공세, 시간문제로 보입니다.
[김동엽/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북한이 날려 보내겠다고 한) 전단 살포뿐 아니라, (확성기 방송 관련 합의도) 거기에 준하는 똑같은 조항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확성기 시설 재설치는) 결국 4·27 (판문점 선언) 전체에 대한 파기죠.]
군 당국은 어제(21일)부터 북한이 확성기 시설을 다시 설치하는 정황을 포착하고 이를 감시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준락/합참 공보실장 : 대남 전단 살포 준비와 같은 심리전 활동에 대해서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확성기 방송 복구로 남북 간 말의 공방이 다시 재개될 국면에 들어섰습니다.
꺼졌다, 켜졌다를 반복해온 남북 간 확성기 방송은 대화냐, 갈등이냐를 판단하는 대표적 가늠자이기도 합니다.
(영상취재 : 정성화, 영상편집 : 이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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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영 기자(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