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회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 처리가 법정 시한을 넘기면서 6백조 원 넘는 나라 살림은 올해도 예산안조정소소위원회 심사에 맡겨졌습니다.
회의록도 남지 않는 '밀실 심사'인데, 지역구 실세 의원들 민원을 반영하는 '쪽지 예산' 우려가 또 나옵니다.
조성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윤석열 표 예산'이냐, '이재명 표 예산'이냐, 여야 충돌에 내년도 정부 예산안 논의는 법정 시한을 넘겼습니다.
[김진표 / 국회의장 (지난 2일) : 민생경제가 아주 힘들고 어려운 이때 국회가 해야 할 최우선의 과제는 여야가 합의해서 기일 내에 예산을 통과시키는 것….]
시한을 지킨 건 지난 2014년과 2020년, 두 차례에 불과합니다.
그러면서 올해도 어김없이 소소위원회가 등장했습니다.
[이철규 / 국민의힘 예결특위 간사 (지난달 30일) : 지금 한 115건인가요? 그 정도가 소위 심사 과정에서 합의되지 않고 보류됐던 사업들이 있습니다.]
[박 정 / 더불어민주당 예결특위 간사 (지난달 30일) : 보류한 사업들은 (소소위에서) 재논의해야 하거든요. 정 안 되는 것은 원내대표단 협상으로 넘기고 웬만한 것들은 저희가 합의할 수 있는 부분까지 다 합의하려고 합니다.]
구성원은 예결위원장과 여야 간사까지 3명뿐,
예산 논의를 효율적으로 하자며 마련한 장치인데, 법적 근거가 없는 사실상 '편법'입니다.
속기록도 남기지 않습니다.
생중계되고, 취재도 허용되는 예결특위에서 매듭짓지 못한 6백조 원 넘는 나라 살림을 그야말로 '밀실 회의'에 맡기는 겁니다.
그렇다 보니 실세 의원들이 지역구 민원을 슬그머니 밀어 넣는 이른바 '쪽지 예산'이 반영돼도 알기가 어렵습니다.
지난해 소소위에서 100억 원 이상 늘린 사업은 79개,
지역구 민원 성격이 강한 철도와 도로 같은 사회기반시설 사업 16개는 평균 175억 6천만 원씩 증액됐습니다.
[장성철 / 공론센터 소장 (YTN '뉴스가 있는 저녁' 출연) : 아무런 기록에 남지 않거든요. 그래서 누가 어떠한 '쪽지 예산'을 넣었는지 거기 소소위 위원 중에 누가 어떤 예산을 요구했는지 그게 흔적이 남지 않아요.]
여야가 서로 날을 세우며 예산안 처리가 늦춰지는 것을 서로 탓으로 돌리고는 있지만,
[주호영 / 국민의힘 원내대표 (지난 2일) : 정권을 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자기들 집권 5년 동안 전혀 하지 않았던 예산들을 인제 와서 하자고 하고 있습니다. 국민께서 엄중히 지켜봐 주시고….]
[박홍근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지난 2일) : 역사적으로 민생 예산을 인질로 삼아 예산안 처리를 해태하고 기피하는 집권당이 있었습니까? 오직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정권뿐입니다.]
소소위에서 결국 정치적 타협점을 찾을 거란 관측이 많습니다.
국회가 정쟁에 밀려 졸속 심사를 하다 보니, 밀실에서 예산이 정해지는 셈입니다.
감시받지 않는 짬짜미 '쪽지 예산'이 얼마나 반영될지 올해도 걱정이 앞섭니다.
YTN 조성호입니다.
YTN 조성호 (chos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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