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이렇게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기적은 일어났습니다.
◀ 앵커 ▶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태어난 신생아가 극적으로 구출됐고, 안간힘을 다해 매몰된 동생을 지키던 소녀가 구조되기도 했습니다.
김정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처참하게 무너진 건물 잔해 사이에서 구조작업을 벌이던 남성이 갓 태어난 아기를 들고 뛰어나옵니다.
아기가 추울까, 뒤따라온 남성은 급하게 모포를 던져줍니다.
인큐베이터로 옮겨진 아기는 얼굴과 등, 갈비뼈에 부상을 입었지만 비교적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발견될 당시, 아기는 숨진 엄마와 탯줄로 연결된 상태였습니다.
[하니 마아루푸/시리아 의사]
"처음엔 발작을 일으켰는데요. 구조 3시간 전쯤 태어난 걸로 보여요. 체온으로 봤을 때, 낮 12시 정도에 태어난 것 같습니다."
5층짜리 건물이 무너진 잔해 속에서 가족은 모두 숨졌고, 아기만 살아남았습니다.
시리아 소녀, 마리암은 동생을 안은 채 잔해를 떠받치고 있습니다.
혹시라도 돌덩이가 떨어질까, 한 손으로는 동생의 머리를 감싸 안았습니다.
CNN은 마리암이 36시간 동안 동생 곁을 지키다 안전하게 구조됐다고 전했습니다.
막 구조된 아이는 자다 깬 듯 눈을 비비다, 낯선 구조대원들을 보고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묻습니다.
"무슨 일이에요? 무슨 일이에요?"
아이는 잔해 속에서 잠들어 있던 것으로 전해졌는데, 구조대원들은 아이가 놀랄까 봐 그저 좋은 아침이라고, 침착하게 답합니다.
병뚜껑에 전달된 물을 마시고 그제야 환하게 웃는 아이.
지진이 발생한 지 45시간 만에 이뤄진 기적의 순간이었습니다.
20대 청년이 이틀 만에 구조된 현장에서는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고, 다시는 만나지 못할 줄 알았던 손녀를 찾자, 할아버지는 아이의 뺨에 입을 맞추고 참았던 눈물을 흘립니다.
끝까지 건물 잔해를 파헤치며 필사의 구조 작업을 펼치고 있는 이들은 대재앙 속에서도 희망을, 기적의 순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정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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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인 기자(tigerji@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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