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강진 발생 이후 튀르키예 정부의 미흡한 재난 대응에 대해서 분노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1999년 대지진 이후 이른바 '지진세' 까지 도입해서, 비상 사태에 대비 하겠다고 했지만, 인력과 장비 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20년 넘게 걷어온 '지진세'를 어디에 썼는지, 책임을 묻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신정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현장을 떠나지 못한 생존자들이 모닥불에 의지한 채 밤을 지새웁니다.
잔해 속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목소리는 계속 줄어드는데 구조 인력과 장비는 3일 만에야 도착했습니다.
[세랍 알슬란/ 피해지역 주민]
"오늘에야 구조 장비가 작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저희가 맨손으로라도 잔해를 치우려고 노력했지만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지진 피해 현장마다 생존자들은 정부가 보이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뜨립니다.
[하티제 온데르/ 피해지역 주민]
"제 아이들이 나흘 동안 갇혀있다가 죽었어요. 아무도 도와주러 오지 않았어요."
[일한 셰케르/ 피해지역 주민]
"여덟 구의 시체가 사흘 동안 밑에 깔려 있습니다. 구조활동이 겨우 어제 시작됐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 정도의 재난은 미리 대비할 수 없다고 말한 건 성난 민심을 더 자극했습니다.
피해지역 주민들은 정부가 20년 넘게 걷어온 '지진세'를 도대체 어디에 썼는지 묻습니다.
튀르키예는 지난 1999년 대지진 이후 지진 대응을 강화하겠다며 무려 6조 원에 가까운 세금을 걷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부에 대한 여론이 갈수록 악화하자 오는 5월 대선을 코앞에 둔 에르도안 대통령은 피해지역을 돌며 민심 달래기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비판 여론이 계속 거세지자 급기야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 접속을 차단하고 정부 대응을 비판한 SNS 이용자 18명을 체포했습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몇몇 부정한 사람들이 하타이에 정부 인력이 없다고 거짓 소문을 퍼뜨리고 있는데 사실이 아닙니다."
1999년 대지진 이후 내진 설계를 대폭 강화 했다던 정부 방침도 의심을 사고 있습니다.
많은 건물이 마치 '팬케이크'처럼 겹겹이 붕괴되면서 부실공사 의혹이 제기된 겁니다.
심지어 지난해 최고의 자재와 기술로 지었다고 분양 광고까지 한 빌딩마저 처참히 무너졌는데 영국 BBC는 튀르키예의 건축 안전규제가 허술 하거나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강한 의심이 든다고 보도했습니다.
MBC 뉴스 신정연입니다.
영상편집: 고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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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고무근
신정연 기자(hotpen@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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