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이틀 전 인천에서 온 몸에 멍이 든 채로 숨진 열한 살 아이의 의붓어머니와 친아버지에 대해서 학대 혐의로 구속 영장이 신청됐습니다.
빈소를 지킨 친어머니는 아들이 스스로 상처를 내기 어려운 부분까지 멍투성이였다면서, 학대 정황을 증언했습니다.
유서영 기자가 전해 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앳된 얼굴의 영정사진 앞에 어린이용 음료수와 과자가 놓여 있습니다.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온몸에 멍이 든 채로 숨진 11세 이모 군의 빈소입니다.
5년 전 이혼한 친어머니가 빈소에 찾아와 엎드린 채 오열하고 있었습니다.
친모는 아들의 마지막 모습이 "뼈가 살을 뚫고 나올 정도"로 야윈 상태였다고 전했습니다.
[이군 친어머니]
"너무 많이 야위어 있고, 여기 치골이 가슴을 뚫고 나올 정도로‥그냥 보기만 해도 너무 말랐어요."
얼굴에 든 피멍은 물론, 무릎 뒤와 팔꿈치처럼 스스로 상처를 내기 어려운 부분까지도 멍자국이 있었다고 했습니다.
[이군 친어머니]
"입술도 다 찢어져 있고‥입이 찢어져 있고 이러니까 엄마한테 안 보여주더라고요."
이 군의 친어머니는 남편의 가정폭력과 외도 문제로 갈등을 겪다 지난 2018년 이혼했다고 말했습니다.
결혼생활을 견딜 수 없었는데, 남편이 양육권을 넘겨야 이혼해주겠다고 해 양육권을 포기했습니다.
[이군 친어머니]
"아이도 자기가 잘 키운다 그랬고 '그 대신 자유롭게 만나게 해줄게'라고 해서 조정 이혼을 한 거거든요."
하지만 이혼 후 아들을 본 적은 거의 없습니다.
전 남편 측이 거절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영상을 보며 그리움을 달랬습니다.
[이모 군 (당시 4세)]
"코만 내놓고 물 위에 둥둥 떠 있는 동물은 누굴까요? 바로 하마였어요."
한 번은 걱정되는 마음에 학교를 찾아갔는데, 발 크기보다 작은 신발을 구겨서 신는 아들의 모습을 목격하기도 했습니다.
[이군 친어머니]
"이렇게 후줄근한 신발에, 이렇게 안 맞아서‥솔직히 저는 지금 봐도 이십몇 킬로그램밖에 안 될 것 같아요."
그런데 이 사실을 알게 된 친아버지와 의붓어머니는 친모에게 폭언까지 했습니다.
[의붓어머니 녹취 (지난해)]
"OO(이군) 엄마 아니고 나한테 이제 00 엄마도 그 이상도 아무것도 아니야. 여기서 대화 안 통하면 나도 이제 법적으로 절차할 거야.
경찰은 숨진 이 군의 의붓어머니와 친아버지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임신 상태인 계모는 별다른 반성의 기미 없이, 자신이 낳은 두 딸이 임시보호 시설로 옮겨질 때 '아기 낳고 오겠다'며 달랬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MBC뉴스 유서영입니다.
영상취재: 임정환, 이관호 / 영상편집: 권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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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임정환, 이관호 / 영상편집: 권나연
유서영 기자(rsy@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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