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2016년 5월 28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외주업체 직원이던 당시 19살 김 군이 홀로 스크린도어를 고치다 숨졌습니다. 김 군의 가방에서 나온 컵라면을 생각하면 여전히 가슴이 아픕니다. 7주기를 하루 앞두고 김 군과 같은 특성화고 졸업생들은 현장은 변하지 않았다며 죽지 않고 일할 권리를 호소했습니다.
김덕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특성화고 출신 현장 실습생이 열악한 노동환경과 부당 대우 속에 스스로 세상을 떠난 사건을 다룬 영화 '다음 소희'.
[힘든 일을 하면 존중받으면 좋을 텐데, 그런 일을 한다고 더 무시해.]
홀로 스크린도어 수리에 투입됐다가 목숨을 잃은 김 군의 7주기를 하루 앞두고, 김 군과 같은 특성화고 졸업생들은 쏟아지는 빗줄기 속에서 '소희'들의 고통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성훈/특성화고 졸업 노동자 : 저희는 '다음 소희'에 나왔던 소희들입니다. 한 조합원은 회사에서 사고가 너무 잦아서 미리 유서를 써놓고 일을 했다고 합니다. 일하다가 죽을 수도 있겠다는 두려움 때문입니다.]
제주 이민호 군, 여수 홍정운 군을 비롯해 김 군의 죽음 이후에도 반복되는 청년 노동자들의 비극을 이제는 끊어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신은진/특성화고 졸업 노동자 : 우리가 김 군을 기억하고 행동하는 것은 그를 추모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게 하자는 다짐이었습니다. 안전 매뉴얼을 제대로 지키고,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합니다.]
행진 끝에 도착한 구의역 9-4번 승강장에서 이들은 '잊지 않겠다'는 다짐을 남겼습니다.
추모 주간을 맞아 김 군의 동료들을 비롯한 추모 발길이 이어지면서, 수북하게 놓인 국화꽃 위 승강장 벽면에는 추모의 글이 빼곡히 채워졌습니다.
사고 7주기 추모 주간은 김 군의 26번째 생일인 모레(29일)까지 이어집니다.
(영상취재 : 윤 형, 영상편집 : 이재성)
김덕현 기자(dk@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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