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7일)은 잠깐 음악부터 듣고 가겠습니다.
들어보신 분들 많으시죠?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치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입니다.
반 클라이번 콩쿠르 결선 연주 영상인데요, 최근 뉴욕 공연에서도 꿈같이 연주했다는 극찬을 받았습니다.
임윤찬은 요즘 전 세계에서 이 곡을 연주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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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바로 이 곡의 악보인데요, 딱 봐도 이걸 도대체 어떻게 치라는 건지, 정말 어려워 보입니다.
이 곡을 모티브로 한 영화도 있는데, 주인공이 이 곡을 친다고 하자 선생은 이렇게 말합니다.
"몬스터" "길들이지 않으면 널 삼켜버릴 거야"
도대체 라흐마니노프는 어떤 사람이기에 이런 곡을 썼을까요.
그는 낭만주의 작곡가이면서 당대 최고의 피아니스트였습니다.
그는 큰 손으로 유명했습니다.
그는 도에서 한 옥타브 높은 도를 넘어 라까지, 13도를 한 손으로 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복잡한 화음과 테크닉을 남들보다 쉽게 구사할 수 있었고, 그런 곡을 썼습니다.
그의 연주는 지금도 이렇게 음반으로 남아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그의 음악은 우리 주변에서 생각보다 쉽게 들을 수 있습니다.
먼저 귀에 익은 이 팝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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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가수 에릭 칼멘이 처음 부른 이 노래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 2악장이 모티브입니다.
라흐마니노프가 사망한 후에 나왔지만, 작곡가로 그의 이름이 함께 표시됐을 정도입니다.
1악장도 굉장히 유명하죠.
이렇다 보니 오래전부터 팬도 많아서 이 곡은 한국인이 사랑하는 클래식 조사 1위에 오른 적도 있습니다.
만약 지옥에 음악학교가 있다면 그 학교 학생이 쓴 곡 같다.
라흐마니노프의 교향곡 1번에 쏟아진 악평 중 하나입니다.
그는 이렇게 참담하게 실패하고, 우울증으로 3년간 칩거하면서 음표 하나도 쓰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정신의학 전문가의 치료를 받고 피아노 협주곡 2번을 발표하며 긴 터널을 빠져나왔는데요.
그래서 이 곡은 그에게 헌정됐습니다.
이 이야기는 우리나라에서 뮤지컬로 만들어졌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을 좋아하는 걸까요, '힐링' 많은 전문가들이 꼽는 이유입니다.
복잡하고 난해해 보이는 곡인데, 왜 힐링이냐, 할 수도 있지만, 어린 시절 가족의 죽음과 우울증, 망명을 겪은 라흐마니노프는 늘 내성적이고 고독했습니다.
그래서인지 가슴에 사무치는 우수 어린 멜로디를 잘 썼는데, 곡의 정점에 이르면 가슴에 응어리진 감정을 폭발시키는 듯한 격정을 뿜어냅니다.
[조은아/피아니스트·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 한번 울고 나면 감정의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이렇게 얘기하잖아요. 아마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을 청중들이 몰입해서 들었을 때 그런 감정의 정화가 일어나는 게 아닐까….]
올해는 라흐마니노프의 탄생 150주년입니다.
라흐마니노프는 베토벤이나 모차르트에 비하면 생소한 이름이었지만 국내외 가릴 것 없이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이 많이 연주되면서 친숙해진 느낌입니다.
세상을 떠난 지 80년이 흘렀지만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은 끊임없이 다시 연주되면서 새롭게 태어나고 있습니다.
(기획 : 권영인, 구성 : 박정현, 영상취재 : 유동혁·박현철·배문산, 편집 : 이승희·하성원, VJ : 오세관, CG : 강경림·강윤정·서동민)
김수현 문화전문기자(shki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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