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슈퍼 태풍' 마와르가 태평양의 괌을 강타하면서 전기와 물이 끊기고 공항마저 폐쇄됐습니다. 섬에 갇힌 우리 관광객 3천여 명은 호텔 로비에서 노숙을 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정반석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태풍이 휩쓸고 간 괌의 해변입니다.
평화로운 휴양지 모습은 온데간데없습니다.
시속 240킬로미터가 넘는 강풍과 폭우에 차량이 날아갔고, 나무는 뿌리째 뽑혔으며, 도로는 잠기거나, 막힌 곳이 많습니다.
리조트 내부도 폐허처럼 부서지고 깨진 곳이 적지 않습니다.
물바다로 변한 공항 청사는 폐쇄됐습니다.
괌은 태풍의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났지만, 단전 단수가 이어지면서 주민과 관광객들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우리 관광객 3천2백여 명도 발만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A 씨/한국 관광객 : 엘리베이터는 다 안 되는 상황입니다. 고층까지 (걸어) 왔다 갔다 하기가 너무 힘듭니다. 에어컨도 안 됩니다.]
침수의 흔적이 그대로 남은 숙소에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데, 물 공급이 언제 끊길지 몰라 욕조에 미리 물을 받아 놓아야 하고, 차가 없으니 식료품을 사러 갈 수도 없습니다.
[B 씨/한국 관광객 : 오늘도 거의 굶었어요. 조식, 아침에 정상 운영했을 때 바나나 몇 개 챙겨 온 걸로 지금 하루를 버티고 있거든요.]
호텔 숙박을 연장하지 못한 사람들은 로비나 연회실 등을 전전하며 사실상 노숙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혈압약이나 당뇨약 등 계속 복용해야 하는 약이 떨어져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괌 당국은 5만 2천 가구와 상업시설 중 1천 곳 정도에만 전기가 공급되고 있는데, 서둘러 복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공항은 30일 운영 재개를 목표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영상편집 : 박춘배)
정반석 기자(jbs@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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