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군 당국이 서해에 떨어진 북한 발사체의 잔해를 건져내고 있습니다. 이르면 내일(3일) 인양될 것으로 보이는데, 북한 기술력을 두 눈으로 확인해 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정구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북한 발사체 천리마에서는 붉은 불꽃이 뿜어져 나오는데, 우리나라 누리호의 불꽃처럼 통상 액체 엔진의 특성입니다.
북한이 재원을 공개하지 않는 상황에서 지금은 이런 영상 자료 등을 통해 러시아 RD-250 엔진을 개량한 추력 160톤 이상의 발사체로 추정할 뿐입니다.
당연히 천리마에 실린 정찰위성의 수준도 추력 300톤인 누리호와 비교해 가늠해 보는 식입니다.
[탁민제/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 명예교수 : (현재 북한 발사체로는) 카메라든 영상레이더든 고성능을 올릴 수가 없어요. 발사체가 큰 게 있어야 되는데.]
잔해 수거가 중요한 이유, 이런 추정에서 한발 나아갈 수 있어서입니다.
지난 2016년 북한 발사체 광명성의 경우, 핵심인 엔진 잔해까지 발견했습니다.
잔해의 페인트를 벗겨보니 3이라는 글씨가 나타났고 사실은 2012년 은하 3호 로켓에 페인트를 덧칠해 만들었다는 것도 밝혀낼 수 있었습니다.
일본의 경우 지난 3월 차세대 로켓 H3 발사에 실패하자, 곧바로 자폭시켰습니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방송 (3월) : 로켓이 임무를 성공할 가망이 없어서 자체 파괴 명령을 내렸습니다.]
엉뚱한 곳으로 날아가 피해를 줄 수 있고, 다른 나라에 기술이 유출될 우려도 있어서입니다.
이번 인양작업에서 엔진이나 정찰 위성을 온전히 수거하지 못해도 발사체 크기, 연료와 산화제 탱크 부피, 무게 등을 확인할 수 있다면 기술력의 핵심인 '구조비'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구조비는 추진제를 포함한 로켓의 총 중량과 빈 로켓 중량의 비율을 뜻하는데, 누리호가 10% 정도, 미국 스페이스X의 펠컨 나인이 6~7% 수준입니다.
잔해를 통해 북한이 로켓을 얼마나 가볍게 만들 수 있는지 수준을 들여다보는 겁니다.
군은 현재 청해진함과 심해 잠수사들을 투입해 서해 75m에 바닥에 있는 잔해 수거 작업에 한창인데, 이르면 내일쯤 인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김종미)
정구희 기자(koohe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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