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마트에서 분유와 기저귀를 훔친 한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는데, 알고 보니 2개월 된 아기의 엄마였습니다. 분유 살 돈이 없어 아이가 굶고 있다는 말에 경찰이 자신의 돈으로 분유를 사준 소식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G1방송 정창영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3월 원주의 한 대형마트.
물건을 훔치던 사람을 붙잡고 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됩니다.
40대 여성 A 씨가 훔치려 했던 건 식료품과 분유, 기저귀.
2개월 된 아기가 10시간 동안 밥을 먹지 못하고 있는데, 돈이 없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현장에 출동한 원주경찰서 소속 고탁민 경사는 처음에는 변명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A 씨의 동의를 얻고, 직접 찾아간 거주지에는 울고 있는 생후 2개월 아기가 있었습니다.
[고탁민/원주경찰서 치악지구대 경사 : 쿠션에 아기가 누워 있었고 방 안에는 분유통이 여러 개 있었는데 다 빈 분유통이었어요.]
A 씨는 벌금 미납자로 수배된 상태여서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아야만 하는 상황.
홀로 아기를 돌보던 A 씨와 울고 있던 아기가 신경 쓰였던 고 경사는 바로 마트로 달려가 분유를 구입했습니다.
[고탁민/원주경찰서 치악지구대 경사 : 저도 사실 지금 5개월 된 아이가 있어요. 그래서 마음이 좀 쓰였는데 이분은 어쨌든 방법은 잘못되긴 했지만, 아기를 좀 돌보기 위해서 그런 행동을 했다고 (판단했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조산아로 인큐베이터 생활을 한 아기가 잘못될까 두려워서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사 이후에도 고 경사는 A 씨에게 벌금 분납 절차 등을 안내했고, 일주일 뒤 A 씨는 지구대에 감사 인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상취재 : 이락춘 G1방송, CG : 이민석 G1방송, 영상제공 : 강원경찰청)
G1 정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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