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는 안정세, 식품가격은 고공행진…체감물가 괴리
[앵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통계상 크게 둔화되고 있는데요.
하지만 소비자들은 별로 체감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공식품 등 실생활 관련 제품들의 가격이 크게 오른 뒤 요지부동인 탓입니다.
김동욱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3%.
넉 달 연속 하락하며 1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습니다.
지난해 7월 6.3%까지 치솟았다가 안정세를 찾은 모습이지만 소비자들은 체감하기 어렵다는 반응입니다.
외식 물가는 6.9%, 라면과 빵, 과자 등은 10% 넘게 오르는 등 식료품 가격이 여전히 고공행진 중입니다.
"마트나 이런데 가보면 실질적으로 체감은 못하는 것 같아요. 서민들을 위해서 물가를 조금 낮춰주셨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식품업체들의 1분기 영업이익을 보면 라면류 가격을 11%대 인상한 농심은 86%, 오뚜기는 11% 뛰었습니다.
유제품 가격을 14% 올린 빙그레는 694%나 뛰었고, 제과·빙과류 가격을 올린 롯데웰푸드는 36.5% 급증했습니다.
식품업체들은 호실적을 이유로 배당도 늘리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전쟁과 코로나 등으로 소비자의 가격 저항이 낮아진 틈을 타 기업의 탐욕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그리드플레이션' 현상이 논란이 되고 있는데 국내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겁니다.
국내 식품업체들은 정부의 인상 자제 요청과 식량 등 국제 원자재값 하락에도 요지부동, 정부가 전기·가스요금을 틀어막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손발이 맞지 않는 겁니다.
"정부도 식품 원재료 관세 인하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 만큼, 관련 업계도 인상요인을 최대한 흡수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국제 식량과 석유류 가격 하락 등이 이어지면서 올해 중반쯤 소비자 물가는 2%대로 낮아질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식품업체들이 나서지 않는다면 결국 물가하락 체감은 더딜 수밖에 없습니다.
연합뉴스TV 김동욱입니다. (dk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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