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2016년 필리핀에서 50대 한국인 사업가를 납치해 숨지게 한 일당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됐습니다. 범인 가운데 필리핀 현직 경찰관이 있었고, 또 범행 장소가 경찰청 주차장이어서 충격을 줬던 사건입니다.
김용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범행은 지난 2016년 10월 필리핀 앙헬레스 주택가에서 일어났습니다.
50대 한인 사업가 지 모 씨를 차에 태워 납치한 뒤 살해했는데, 범인 중에 필리핀 현직 경찰관들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마약 혐의가 있어 연행하는 것처럼 꾸몄던 겁니다.
[유가족 (2016년 당시) : 연락을 했는데, 연락이 안 됐어요. 그게 그날 저녁까지 다음 날 새벽까지. 아침에 경찰서에 신고를 했어요. (이웃이) 어제 점심때 끌려가는 걸 봤대요.]
사건 발생 6년여 만인 오늘(6일) 필리핀 앙헬레스 법원은 범행에 가담했던 2명에게 무기 징역을 선고했습니다.
경찰청 마약수사국 소속이었던 산타 이사벨과 국가수사청 정보관을 지낸 제리 옴랑입니다.
이들은 납치한 지 씨를 경찰청 주차장에서 살해하고는 전직 경찰이 운영하는 화장장에서 시신을 처리해 증거를 없앤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또 살해 사실을 숨기고 유족들에게 몸값 500만 페소, 우리 돈 1억 2천여만 원을 받아 내기도 했습니다.
사건 실체는 범행 이듬해인 2017년에 드러났지만, 증인 불출석 등으로 재판이 계속 지연돼 왔습니다.
무기징역 선고로 뒤늦게 2명을 단죄했지만, 이들의 상관이었던 인물은 무죄를 선고받았고, 또 다른 용의자는 코로나로 이미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 씨 유족들은 언론 인터뷰에서 범행 이유 등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며 사건 실체 규명을 거듭 요청했습니다.
(영상편집 : 이승열)
김용태 기자 tai@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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