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애플이 9년 만에 새로운 제품을 내놨습니다. 출시를 앞두고 애플의 주가가 사상 최고가를 기록할 정도로 기대를 모았었는데, 정작 제품이 공개된 이후에는 시장 반응이 싸늘합니다.
그 이유를 미국 뉴욕, 김종원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기자>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야심작을 공개할 때 자주 쓰던 이 표현과 함께 등장한 애플의 MR 헤드셋 '비전 프로'.
애플은 이 헤드셋 자체가 한 대의 컴퓨터로, 인터넷 브라우저나 3D 영화 화면 같은 가상의 대형 스크린을 현실 세계와 자연스럽게 섞어 활용하는 이른바 '공간 컴퓨터'라고 제품의 개념을 설명했습니다.
[팀 쿡/애플 CEO : 저는 증강 현실이 심오한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지털 콘텐츠를 실제 세계와 접목하는 건 우리가 지금껏 하지 못했던 새로운 경험을 열어줄 겁니다.]
개발기간만 7년이 넘게 걸린 이 헤드셋은 개발 초기부터 시장의 큰 관심을 받았는데, 신제품 발표 직전엔 애플의 주가가 장중 2% 넘게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제품 발표 후 시장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애플이 이번 신제품을 통해 AI 경쟁에 동참했을 거라는 기대가 깨진 탓이 컸고, 3천500달러, 우리 돈 500만 원에 가까운 가격도 논란이 됐습니다.
VR 시장 선두 주자인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 역시 며칠 전 60만 원 대 기기를 내놨지만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보니, 신제품 발표 이후에는 애플의 주가가 오히려 0.8% 떨어졌습니다.
[브랜트 틸/투자회사 제프리스 애널리스트 : 저는 이 시장의 기회를 밝게 보지 않습니다. 대중적인 제품이라기보단 틈새시장을 노리는 제품입니다. 저도 VR 헤드셋을 아이들한테 줘봤는데 몇 주 안 돼서 다시 돌려주더라고요.]
내년 정식출시를 앞두고 있는 애플은 연 판매량 90만 대를 목표로 잡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연 출하량이 10만 대에도 못 미칠 거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상욱, 영상편집 : 김병직)
김종원 기자 terryabl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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