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친절한 경제, 오늘(6일)도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우리나라 수출은 중국이 제일 중요하다 이 말이 요즘 무색할 정도로 대중 수출이 급감했죠.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코로나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기보다 중국이 우리나라에 의존하는 정도가 그만큼 낮아지고 있다고요?
<기자>
중국 공산당에게 연중 가장 중요한 행사, 양회가 지난 3월 초에 열렸습니다. 친절한 경제에서도 전해드렸었는데요.
이 양회에서 나왔던 말 중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주목되는 말 중의 하나, 첨단 기술의 자급자족이었습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첨단 기술의 자급자족을 독려하기 위해서 자기가 직접 챙기는 과학기술위원회라는 것도 새로 만들었습니다.
미국의 입장은 이런 거죠. 중국이 반도체를 비롯해서 더 이상 첨단 기술에 있어서 미국 수준을, 세계적인 수준을 넘보게 할 수 없다, 이대로 두면 안 된다.
중국은 그렇다면 빨리 자급자족을 해내서 영향을 받지 않겠다는 노선을 천명한 것입니다.
그런데 사실 중국은 미국의 압박이 이렇게 거세지기 이전에도 겉으로는 세계 시장에 "걱정하지 마라. 우리도 시장 개방한다" 이런 자세를 취하고 있었을 때도 실은 늘 자급자족 경제를 목표로 했었다는 사실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습니다.
지금은 미국과의 갈등으로 중국이 곤란을 겪는 점이 분명 있지만요, 대안이 없으니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국산화를 어떻게든 서두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앵커>
그러면 실제로 중국의 이런 기술 자급자족 수준 어느 정도까지 와 있습니까?
<기자>
중국이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들 손으로 다 할 수 있다.
중간재, 중간 부품 같은 것도 모두 중국 안에서 만들 수 있다고 하는 이른바 완전한 자국화를 1로 봤을 때 미래 핵심 먹거리 중에 하나인 이차전지는 이미 1에 가까워졌습니다.
2015년만 해도 심지어 마이너스 수준이었던 디스플레이도 이제 1에 가까워졌고요.
자동차 부품은 8년 전에는 0.4 정도 수준이었는데 이제는 0.6 정도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아직 첨단 분야, 최고급 기술 분야에 있어서는 중국의 갈 길이 멉니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서는 실제로 기술 자립도가 눈에 띄게 커져왔다는 것이 무역협회 연구진의 지적이고요.
바로 이 지점에서 전처럼 중국이 우리나라로부터 수입을 많이 해갈 필요가 크게 줄어든 것입니다.
중국의 국산화, 그동안에 코로나 봉쇄로 수요 자체가 줄어들었던 탓도 크기는 합니다.
덜 만들고 덜 썼다는 것이죠, 중국인들이요.
그리고 국산화를 한다지만 어떻게든 안에서 디 해결하려고 하니까 예전 같은 품질의 물건을 유통시키지 못하는 부분도 분명히 있습니다.
밖에서 중간재 같은 것을 사 와서 만들면 더 좋은 것을 만들 텐데요.
하지만 어떻게든 시장을 중간재부터 메이드 인 차이나로 채워나가고 있고요.
그러다 보니 우리가 중국으로 파는 물건과 똑같은 것을 우리가 중국으로부터 수입하기도 하는 중국과의 경쟁 구도까지 점점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코로나 초기인 2020년의 25.9% 정도에서 올 1분기에는 19.5%까지 낮아진 상태입니다.
<앵커>
수출 의존도가 큰 우리나라로서는 반가운 소식은 아니네요. 대신에 중국이 아닌 다른 나라들로의 수출은 조금 더 잘되고 있다고요?
<기자>
이게 우리가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서 그래도 좀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을 수 있는 이유입니다.
이를테면 중국의 수입에서 우리가 차지하는 비중, 보시는 것처럼 이렇게 뚝뚝 떨어지고 있지만, 반대로 미국의 수입에서 우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이렇게 크게 오르고 있습니다.
한국 상품이 미국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여 년 만에 가장 커졌습니다.
미국 외에도 우리나라가 특히 잘하는 품목들, 자동차나 이차전지 같은 품목들에서 우리가 지난해 가장 큰 무역 흑자를 낸 베트남이나 인도, 호주 같은 곳들로의 수출이 크게 늘었습니다.
우리가 미중 갈등이나 중국과의 긴장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늘 거론하게 되는 수입선 다변화, 이것이 실제로 이뤄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사실 올해 수출이 굉장히 좋지 않죠.
아직은 중국으로의 수출이 줄어드는 만큼 다른 곳에서 모두 메꿀 수 있는 정도가 아닙니다. 차이가 크게 납니다.
하지만 대중 수출이 잘 안 되는 것은 그냥 요즘 경기가 나빠서만이 아니라 지금까지 살펴본 대로 중국 경제의 구조적인 변화인 면이 크기 때문에 사실 어쩔 수 없는 면이 좀 있고요.
그래서 우리 입장에서도 한 곳에 쏠리지 않는 다양한 해외 판로를 구축해놓는 것이 좀 더 건강한 구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수출 일선에서 최근에 나타난 이런 분위기가 좀 더 잘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도 필요해 보입니다.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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