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SBS가 마약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미국 현지를 찾아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미국은 매년 50조 원의 예산을 마약 문제 해결에 쏟아붓고 있지만, 중독자와 사망자 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미국이 무엇을 놓친 것인지 신용식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3km 남짓한 이 거리에는 방금 쓴 주사기와 쓰레기가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버려져 있습니다.
마약의 유혹이 얼마나 가까이, 또 얼마나 심각한지 지금부터 확인해보겠습니다.
켄싱턴에서 수년째 마약 중독자 봉사활동을 해온 목사님과 동행했습니다.
서로 마약이 든 주사기를 놔주는 모습도 보이고, 유모차까지 끌고 와 마약을 하려는 엄마의 모습도 보이고, 도서관 내 공원 잔디에는 학생은 온데간데없고 마약에 뻗어버린 어른들만 가득합니다.
[채왕규/현지 목사 : 이 켄싱턴 지역에 마약 하는 사람들이 한 2만 명 된다 그래요. 여기서 폭력과 돈 거래와 또 성매매와 사회의 기초적인 것이 다 망가져요.]
강력한 공권력까지 동원하고 있지만 사태는 계속 악화하고 있습니다.
[조셉 비숍/마약 중독 경험자 : 이 도시에 있는 10명 중 5~6명은 직·간접적으로 마약과 연관돼 있습니다.]
켄싱턴이 이 지경이 된 것은 강력히 대응해야 할 적기를 놓쳤기 때문입니다.
1990년대 말 포르투갈과 미국의 마약 상황은 비슷했습니다.
그런데 포르투갈은 2000년대 이후 마약 중독 사망자가 유럽 평균의 5분의 1까지 낮아졌지만, 미국은 가파르게 증가해 지난해 11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가장 큰 차이는 마약 문제 해결에 전면적으로 나선 시점인데, 포르투갈은 2001년, 미국은 필라델피아에서조차 2016년에서야 시작했습니다.
때를 놓친 미국에서는 마약 유통망의 뿌리가 더 깊어졌고 마약값도 싸지면서 청소년과 가난한 사람까지 중독의 늪에 걸려들었습니다.
미국은 지난해 마약 퇴치를 위해 500억 달러, 50조 원의 기금을 마련했지만, 골든타임이 지난 상태에서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영상취재 : 김승래, 영상편집 : 오영택, CG : 조수인)
신용식 기자 dinosik@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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