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 그룹 회장 일가의 자금을 도맡아 운용하면서 10년 동안 사기 행각을 벌여온 증권사 임원이 검찰에 구속됐습니다. 조사 결과 그 임원은 회장 일가 명의로 100억 원대 대출을 받아서 투자 손실을 메우는가 하면, 일가의 주식을 몰래 처분하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덕현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2월, A 그룹 지주 회사에 대주주 일가의 지분 변동 사실이 있느냐는 금융당국의 확인이 들어왔습니다.
주식을 처분한 적이 없었던 회장 일가는 재산을 맡겼던 미래에셋증권에 사실 확인을 요청했습니다.
증권사 측이 감사를 해봤더니, 회장 일가의 자금을 운용하던 프라이빗 뱅커 윤 모 씨가 허락 없이 141억 원 상당의 일가 지분을 판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회장 일가는 윤 씨를 검찰에 고소했고, 검찰 수사 결과 회장 일가가 몰랐던 또 다른 거래들이 잇따라 포착됐습니다.
검찰은 윤 씨가 12년 동안 734억 원에 달하는 회장 일가 자산을 운용하면서 실제로는 손실을 봐놓고 가짜 서류로 수익이 난 것처럼 꾸며 회장 일가를 속여왔다고 밝혔습니다.
또, 투자금 중도 인출이 불가능할 정도로 손실이 커지자,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회장 일가의 개인정보와 대출 권한 등을 이용해 100여 차례에 걸쳐 127억 원을 몰래 대출받아 손실을 메웠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검찰은 지난주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윤 씨를 구속했습니다.
미래에셋 측은 "전권을 위임받아 활동한 특수한 경우라 문제를 인지하지 못했다"며 윤 씨를 의원면직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검찰은 윤 씨가 투자 자금을 개인 목적으로 빼돌렸는지, 윤 씨를 도운 공범이 있는지 등을 추가로 살펴보고 있습니다.
검찰은 또, 증권사 측의 관리·감독 의무가 제대로 이뤄졌는지도 수사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원형희, CG : 이재준, VJ : 노재민)
김덕현 기자 dk@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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