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모래사장이나 잔디밭처럼 미끄럽고 푹신한 땅에서도 빠르게 뛸 수 있는 네 발 로봇이 개발됐습니다.
공사장이나 사고 현장 등 사람이 가기 위험한 현장을 점검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전망입니다.
최소라 기자입니다.
[기자]
네 발 달린 로봇이 모래사장 위를 달립니다.
발이 푹푹 빠지고 모래가 잔뜩 튀지만 초속 3m 이상으로 빠르게 달릴 수 있습니다.
지금 눈이 많이 오고 있어서 미끄러지기가 쉬운데요, 푹신한 잔디 위를 이 로봇과 함께 달려보겠습니다.
50여 미터를 달렸는데, 초반엔 기자가 더 빨랐지만 로봇이 속도를 내고부터는 기자보다 빨리 달렸습니다.
로봇은 단단한 시멘트 바닥에서 푹신한 지면으로 이동할 때도 속도가 크게 줄거나 오작동하지 않습니다.
[황보제민 / KAIST 기계공학과 교수 : 모래에서 뛸 수 있는 로봇을 만든 건 세계 최초고요. 일반 지형에서 뛰든 모래에서 뛰든 로봇이 달리면서 다리로 느끼고 지형을 판단해서 정보를 이용해 뛰는 게 핵심입니다.]
로봇은 다리가 받는 힘과 관절 움직임 정보를 이용해 지면 종류를 판단하고, 최적의 움직임을 구사합니다.
푹신한 곳을 달릴 땐 다리를 더 높이 들고, 단단한 지면에선 다리를 조금만 드는 방식입니다.
그 결과, 기존 네 발 로봇이 모래에서 뛰지 못하고 금방 넘어졌던 것과 달리 다양한 지면을 오가며 속도를 낼 수 있게 된 겁니다.
[최수영 / KAIST 기계공학과 박사과정 : 가상현실 시뮬레이션에서 변형하는 지면의 동역학을 모사하는 시뮬레이션을 만들어서 실제 모래나 흙이나 풀밭과 같은 지면의 동역학에도 적응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로봇은 20㎏을 싣고도 뛸 수 있어 카메라 등을 장착하면 공사장과 사고 현장 등 위험한 장소를 점검하는 데 활용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현재 로봇이 한번 충전으로 약 3시간 작동할 수 있지만, 앞으로 배터리 용량을 두 배 이상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YTN 사이언스 최소라입니다.
YTN 최소라 (csr7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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