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직에 도전할지를 두고 고심을 이어온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결국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선당후사'의 심정으로 자신의 출마 문제를 둘러싼 당의 혼란을 막고 화합할 수 있도록 내려놓겠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이런 표현을 썼는데요. 들어보시죠.
[나경원 / 전 국민의힘 의원 : 저의 출마가 분열의 프레임으로 작동하고 있고 극도로 혼란스럽고 국민들께 안 좋은 모습으로 비칠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당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솔로몬 재판의 진짜 엄마의 심정으로 제가 그만두기로 결정했습니다. 저한테 출마 결정은 쉬웠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불출마 결정은 저에게 굉장히 용기가 필요한 것이었고….]
그런데 이 발언은 어떻게 보이시나요?
"오늘 정치 현실이 낯설다, 포용과 존중을 포기하지 말라."
자신을 압박한 친윤계를 향한 메시지인가 궁금한데요?
현장에서도 관련 질문이 잇따랐습니다. 들어보시죠.
[나경원 / 전 국민의힘 의원 : (불출마 선언문에서 지금 정치 현실이 굉장히 낯설다고 하셨는데 어떤 의미인지?) "길게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최근에 일련의 과정에서 국민들께 많은 실망 끼쳐드린 부분도 있다고 생각하고요. 에둘러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포용과 존중을 포기하지 말라고 강조하셨는데 특정 누군가를 염두에 두거나 겨냥한 발언인지?) "출마 선언문에 대한 해석을 제가 말씀을 드리는 것은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이 모든 과정이 앞으로 국민의힘이 더 튼튼하고 건강한 당이 되는 밑거름이 되었으면 하는 소망입니다. (초선 의원들이 연판장을 돌렸었는데?) "초선 의원들의 처지는 이해합니다.]
또다시 논란이 커지는 걸 경계하는 것으로도 보이는데요.
나 전 의원은 이후 자신의 SNS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시절 교섭단체 대표 연설 등을 통해 자신이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던 연설의 영상을 올렸습니다.
당을 사랑한다, 영원한 당원이라는 자신의 말을 강조하는 걸로도 보이네요.
이런 나 전 의원의 앞으로 행보와 지지자들의 마음에 촉각을 곤두세울 두 인물, 바로 김기현, 안철수 의원이죠.
나 전 의원 불출마로 두 사람은 이제 양강 구도를 형성하게 됐습니다.
엄윤주 기자 리포트 보고 오시죠.
[기자]
YTN 여론조사에서도 두 의원은 오차범위 안에서 접전을 벌이며 2강 체제를 구축했고, 나 전 의원이 뒤를 쫓는 구도였습니다.
김기현 의원이나 안철수 의원 모두 나경원 전 의원 지지세를 끌어들이는 게 당장 급하게 됐는데, 나 전 의원은 전당대회에서 어떤 역할도 하지 않겠다고 선을 긋고 있습니다.
[나경원 / 전 국민의힘 의원 : 앞으로 전당대회에서 제가 어떤 역할을 할 공간은 없다, 어떤 역할을 할 생각은 없다는 말씀드립니다.]
그럼에도 양측은 나 전 의원 불출마가 미칠 파장에 촉각을 세우며, 세 확장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래서일까요? 김기현 의원은 나 전 의원을 추켜세우며 나 전 의원 지지자들을 신경 쓰는 모습이었고요.
안철수 의원은 나 전 의원의 불출마가 안타깝다며 '친윤계'를 에둘러 비판하고, 나 전 의원과 만날 가능성을 열어두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김기현 / 국민의힘 의원 : 대승적 결단을 하면서 살신성인의 모습을 보였다고 높게 평가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우리 나경원 전 대표님과 함께 같이 손잡고…. (나경원 전 의원 불출마 배경을 두고 당내에서 집단 린치 결과다?) "본인 스스로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의 결단이라고 저는 높게 평가합니다. 앞으로도 그와 같은 커다란 행보를 하실 수 있는 귀중한 우리 당의 자산이시라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안철수 / 국민의힘 의원 : 참 아쉽게 됐습니다. 나경원 전 대표께서 말씀하신 여러 가지 상황들에 대해서 저도 충분히 공감이 갑니다." (나경원 의원님 만나시거나 연락할 계획 있으실까요?) "지금 아마 마음이 굉장히 힘드신 상황으로 파악이 됩니다. 적절한 시기에 한번 만나 뵙고 말씀 나누고 싶습니다.]
그런데, 나 전 의원 불출마로 유승민 전 의원 출마 여부에 대한 관심도 더 높아졌습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11일 대구 언론 간담회 이후 공개 일정이 없고요,
20일 설 연휴 시작 전 SNS로 안부 인사를 전한 게 마지막인데요.
언제쯤 결심을 밝힐지, 대구 언론 간담회에서는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유승민 / 국민의힘 전 의원 (지난 11일) : 오늘까지 언론에 제 생각을 이야기하고 숙고의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이 길이 제 정치적 소명이 맞느냐에 대해 스스로에게 묻고 있고 확신이 들면 제 결심을 밝히겠습니다. 그렇게 길게 끌 것도 없습니다. 2월 초에 등록하니까요.]
이런 가운에 윤석열 대통령이 오늘 국민의힘 지도부와 오찬을 합니다.
새해 국정과제 추진을 위한 여당 지원을 당부하는 자리인데, 나 전 의원 불출마 선언 직후 자리인 만큼 전당대회와 관련한 윤 대통령의 발언도 주목됩니다.
민주당에서는 나 전 의원 불출마를 두고 윤 대통령의 노골적인 전대개입은 공천 개입이고 선거법 위반 소지가 크다는 주장도 나왔는데요.
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친윤계를 비판하는 목소리에 힘을 실었습니다.
[박홍근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윤석열 대통령은 전례 없는 검찰권 남용으로 야당을 탄압하고 당무 직접 개입으로 당권을 장악하려는 권력 놀음에는 흠뻑 취해 있습니다. 윤심을 등에 업어 의기양양한 후보는 시급한 민생 경제와는 무관한 여성 민방위법 개정 발언으로 국민 갈라치기에 또 나섰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8일 검찰 출석을 앞두고 당내 초선 강경파 모임인 '처럼회' 의원들을 만났습니다.
어제 현장으로 가볼까요?
이재명 대표는 '처럼회' 의원들과 오찬을 함께 했는데요.
참석자들을 볼까요?
김남국, 최혜영, 장경태, 최강욱, 김용민 의원 등이 보이네요.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 궁금한데요.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 : (안에서 검찰 소환 조사 관련된 이야기도 하셨나요?)…. (28일 이후에 새벽 조사받으실 계획 있으세요?)…. (변호인은 한 분만 딱 가실까요? 한 분 더 선임해서 가실지?) 자, 고생하셨습니다.]
'처럼회' 의원들이 전한 설 민심은 뭘까요?
당무에 더 신경 써달라는 얘기도 있었지만, 민주당이 조금 더 강하게 해달라는 얘기도 있었다는데요.
무슨 의미인지 들어보시죠.
[민병덕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좀 강하게 해달라는 설 민심은 어떤 내용입니까?) "민주당이 탄압받고 있지 않느냐. 탄압받고 있는데 그리고 검찰이, 울트라 검찰 공화국이 너무 심한 것 아니냐, 여기에 대해서 민주당의 역할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있더라.]
이 자리를 두고 지지 세력 결집을 당부하는 메시지 아니냐는 시각도 있는데요.
국민의힘은 이렇게 비판했습니다.
[박정하 /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 평일에는 당무를 해야 해서 검찰의 소환을 미루더니 당내 강성파를 만나 용기를 얻는 것, 위로를 받는 것이 이 대표가 말하는 당무인가 봅니다.]
이재명 대표는 오늘과 내일 전북을 방문해 민생 행보에 나섭니다.
검찰 조사를 앞두고 어떤 목소리를 낼지 지켜보시죠.
YTN 김대근 (kimdaegeun@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한민국 24시간 뉴스채널 [YTN LIVE] 보기 〉
이슈묍이 드리는 [2023년 무료 신년운세] 보기 〉
뉴스 속 생생한 현장 스케치 [뉴스케치]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