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고물가 시대에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면서 유통업체들의 전략도 바뀌고 있습니다. 더 싼 제품과 양을 줄여 가성비를 높인 제품들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습니다.
제희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이 편의점은 다음 달부터 햄버거를 최대 80%까지 할인해서 팝니다.
카드와 통신사 할인, 구독 서비스 같은 혜택을 모두 받으면, 3천9백 원짜리 버거를 780원에 살 수 있습니다.
버거 프랜차이즈들이 잇따라 가격을 올리는 상황에서 초저가 전략으로 손님을 끌어보겠다는 겁니다.
[조현정/편의점 상품기획자 : 최근 들어 햄버거나 치킨 같은 주요 외식 품목들의 가격 인상 주기가 좀 짧아지면서 고객들이 부담을 느끼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부담을 줄이고자….]
또 다른 경쟁사 편의점 냉장고.
하나 사면 하나 더 주는 진열대부터 텅 비어 있습니다.
갈수록 1+1 상품을 찾는 손님이 늘어나자 그동안 주로 음료에 집중됐던 덤 상품군을 가공식품으로 다양화했습니다.
1+1 제품 군만 3년 전보다 90% 넘게 늘렸습니다.
[박영선/ 서울 강남구 : 저희 회사 7천 원 식권이 있거든요. 이제는 7천 원으로 살 수 있는 게 많지는 않아요. 예전에는 그래도 과자까지도, 식사랑 과자까지 살 수 있었는데 요즘에는 딱 식사 (구입하면) 끝.]
깊어진 불황에 극도로 지출을 줄이는 소비 행태가 확산하면서 반 병 짜리 와인이나 0.5인분 샐러드처럼 아예 양을 줄여 가격을 낮춘 상품도 등장했습니다.
'가성비'를 따져 절약하면서, 이렇게 모은 자금을 고가 제품이나 서비스에는 아낌없이 지출하는 '소비 양극화' 조짐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 경제가 지속적인 성장을 담보로 하지 못할 경우에는 분화현상이 굉장히 심해지면서 중간에 어중간한 소비는 거의 눈에 보이지 않게 되죠.]
불황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유통업계의 초저가 마케팅 경쟁, 소비자 입장에선 반갑지만, 치솟는 물가를 잡기엔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영상편집 : 김진원, CG : 서동민, VJ : 박현우)
제희원 기자(jess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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