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 전통을 자랑하는 서울 시내 한 남자 고등학교가 올해부터 여학생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학생 부족 때문입니다.
합계 출산율 0.78에 출생아 수도 10년 만에 반토막이 나면서 우리 사회 인구 구조도 급격하게 바뀌고 있는데요.
학교부터 뚜렷하게 이 영향을 받고 있는 겁니다.
장충고등학교의 지난 2021년 비대면 졸업식입니다.
졸업하는 형들에게 각별한 작별인사를 보냅니다.
[장충고등학교 재학생 대표 (지난 2021년) : 저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저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친 형들이 주변에 많이 있었기 때문에 형에 대한 로망이 매우 큰 편인데요.]
그런데 장충고등학교 올해 입학식 풍경은 좀 달라졌습니다.
입학 선서를 하는 여학생이 보이는데요.
올해부터 여학생을 받기 시작해서 90년 만에 남녀공학으로 바뀐 겁니다.
[장충고 교직원 : (남녀 공학 전환 이후) 거의 지금 성비가 반반 정도가 됐어요. 여학생이 조금 많은데요. 1학년만 여학생들이 (들어온 거)죠.]
장충고는 지난 2018년 전교생 수가 472명이었는데 지난해에는 100명 넘게 줄어든 356명으로 내려왔습니다.
서울 중구에 있는 대경중학교도 지난해 같은 이유로 남녀공학을 선택했습니다.
2021년 69명밖에 안 된 신입생이 남녀공학 전환으로 지난해 118명까지 늘어났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학교, 생각보다 많습니다.
최근 5년 동안 전국에서 남녀공학으로 전환한 학교가 무려 90곳에 달한다고 합니다.
말로만 인구 감소 현상이 심각하다, 또 저출생으로 인구가 빠르게 줄고 있다고 하던 게, 학교를 바꿔놓을 정도로 벌써 코앞에 닥친 현실이 된 겁니다.
올해 개교 102주년을 맞은 서울 서대문구의 한 여자 중학교는 학생 수 감소 때문에 오는 2027년 폐교를 추진합니다.
5년째 신입생이 100명이 채 안 됐는데, 앞으로 10년 안에는 50명도 못 받을 거라는 추산이 나왔습니다.
[서울 A 여자 중학교 관계자 : 작년에 (신입생 수가) 제일 적을 때가 한 반에 15명이었고요, 올해는 제일 적은 반이 17명이에요. 학부모님 의견을 받아서 수렴을 한 다음에 (폐교) 진행을 할 거예요.]
학생 수가 줄어 최근 수년 사이에 폐교했거나 폐교할 계획인 서울시내 학교는 무려 6곳이라고 합니다.
(화면제공 : 장충고등학교)
전연남 기자(yeonna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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