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제(7일) 보석으로 풀려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오늘 곧바로 업무에 복귀했습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을 피해서 몰래 출근한 건데, 유가족들은 구청장실 앞까지 찾아가서 강하게 항의했습니다.
박재연 기자입니다.
<기자>
이른 아침,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용산구청 앞에 모였습니다.
차량이 드나드는 후문도 빈틈없이 지켰습니다.
어제 보석으로 풀려난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출근을 저지하기 위해 행동에 나선 겁니다.
[김남희/고 신애진 씨 어머니 : 실무적, 정무적,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퇴를 해야 하는 것이 마땅한 박희영이 보석으로 풀려나 오늘부터 근무를 한다고 합니다.]
8시가 넘어도 박 구청장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유가족들이 구청장실로 향했고, 눈을 피해 이미 출근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분위기는 격앙됩니다.
[열어라. 빨리 열어.]
구청 직원들과 몸싸움까지 벌어졌지만,
[나오라고!]
박 구청장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유족들은 보석을 위해 불안과 공황 증세를 호소했던 박 구청장의 출근을 거세게 비판했습니다.
[송진영/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직무대행 : 공황장애를 이유로 보석 신청을 해서 결국 풀려났습니다. 박희영이 공황장애라면 저희 여기 있는 유가족들은 살아서 숨 쉬는 시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박 구청장을 만나지 못한 유가족들은 서울시청 앞 분향소에서 출발해 국회 앞까지 행진에 나섰습니다.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고 희생자 159명을 기리기 위해 오늘부터 18일 동안 하루에 8.8km씩, 총 159km를 걷는 겁니다.
유가족들은 릴레이 행진과 함께 박 구청장 출근 저지 시위도 매일 이어간다는 계획입니다.
용산구청 관계자는 "구청장의 출근 시간은 본인 의사에 달려 정해진 바는 없다"며 "내일은 박 구청장이 개인 일정을 위해 연가를 냈다"고 설명했습니다.
(영상취재 : 박진호·김남성, 영상편집 : 박정삼, CG : 이종정)
박재연 기자 mykit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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