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여름 기록적인 폭염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얼마나 더우면 에어컨 없이도 산다던 강원도 태백의 고랭지 배추까지 녹아내리고 있습니다.
조승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강원도 태백시 산자락, 축구장 84개 넓이 밭에서 여름 배추가 자라고 있습니다.
푸른 색이 싱그럽지만, 가까이 다가가니 희끗희끗한 부분이 눈에 들어옵니다.
배추밭에 들어와 봤습니다.
이파리가 누런 배추는 크기가 작고 뿌리가 약해서 마구 흔들립니다.
뒤에 있는 배추는 완전히 물러 녹아내렸습니다.
무름병 등 병충해에 걸렸습니다.
매년 찾아오는 병충해지만, 올해는 유독 상황이 심각합니다.
더위가 병을 더 빨리 번지게 하는 겁니다.
농민들은 30도가 넘는 한낮에도 밭에 나가 비료 주고 약을 칩니다.
하지만 되살리긴 쉽지 않습니다.
[태백시 농업기술센터 : 병이 많이 온 배추는 약제 살포한다고 해서 피해를 줄이거나 이러지는 못하죠. 이미 발생한 거는…]
지금 멀쩡해 보이는 배추도 이달 말은 돼야 상태를 알 수 있습니다.
[배추 재배 농민 : 내가 봤을 때는 50% 이상 망가졌어.]
태백은 평균 해발고도 900m를 넘는 고원도시입니다.
낮 최고기온이 33도가 넘은 폭염일수가 최근 10년 동안 29일입니다.
같은 기간 서울의 폭염일수는 168일이었습니다.
최근 10년 동안 열대야는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에어컨 실외기 달린 집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시원한 곳이었습니다.
[원금채/강원 태백시 삼수동 : 낮에는 조금 더운데 밤에는 난방을 켜고 이불을 덮고 자야 하는데…]
하지만 올 여름 폭염은 태백도 비껴가지 않았습니다.
[서상식/강원 태백시 황지동 : 내가 60년 이상 살았는데 올해같이 더운 건 많이 못 느껴봤어. 올해는 참말로 더워요.]
낮에 30도를 넘은 날이 벌써 27일입니다.
지난 1일부터 일주일 동안 폭염주의보도 내려졌습니다.
시원했던 곳인 만큼, 사람도 농작물도 낯선 더위가 더 견디기 어렵습니다.
[영상디자인 이정회]
조승현 기자 , 이동현, 배송희
JTBC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