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가는 초등 1·2학년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27일 오전 울산시 남구 옥동 격동초등학교에서 이날 등교 수업을 하는 1학년 신입생과 2학년 학생들이 교실에 들어가기 전 발열 검사를 위해 줄을 서 있다. 2020.5.27 hkm@yna.co.kr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학교 가기 싫은데잉"
"좋은 시절 다 끝났다. 1학년 동생들도 가는데, 설마 2학년이 우는 거 아냐?"
등교가 다가올수록 초등학교 2학년생 아들은 투정이 잦아졌다. 겨울방학부터 시작된 '집콕' 생활을 접고 약 5개월 만에 학교에 가는 일은, 9살짜리에게 거대한 현실인 듯했다. 정색하고 '학교에 가는 이유'를 설명할 일도 아니어서, '인제 그만 체념하라'는 의미로 농담 섞인 핀잔을 되돌려 주곤 했다.
예고 없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맞닥뜨린 지금을 결코 '좋은 시절'이라 칭할 수 없지만, 학교에 가지 않는다는 점에서 9살짜리에겐 호시절이었나보다.
외출도 못 한 채 집에서 보내는 지루한 시간을 잘 견뎌 주었고,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서부터는 공원에서 자전거·스케이트보드·농구를 연마하며 누구보다 시간을 알차게 보냈다.
아빠가 코로나19 취재 지원을 위해 4월 초 대구 출장을 갈 때는, "아빠, 조심해"라며 걱정하는 대견함도 보였다.
그런데 이제 그 꼬마가 학교에 가니, 뭔가 처지가 뒤바뀐 느낌이다. 싱숭생숭한 기분은 27일 아침 아이를 학교에 바래다주면서 더 확고해졌다.
학교 들어가기 전 거리 두며 대기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유치원과 초등학교 1∼2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의 등교일인 27일 오전 울산시 중구 다전초등학교에서 1학년 학생들이 학교에 들어가기 전 서로 거리를 둔 채 대기하고 있다. 2020.5.27 yongtae@yna.co.kr
등교를 꺼렸거나 혹은 학교를 너무 그리워했거나 상관없이, 아이들은 모두 웃고 있었다. 그저 천진난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