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20대 시절 모습이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오늘(15일) EBS교양 유튜브 채널에는 1996년 당시 한강 작가가 출연한 '문학기행 - 한강의 여수의 사랑' 편의 편집본이 올라왔습니다.
당시 27세였던 한강 작가는 첫 소설집 '여수의 사랑'의 배경이 된 여수항, 남산동 등 곳곳을 둘러보며 집필 비하인드를 전했습니다.
25세 나이에 '여수의 사랑'을 완성한 한강 작가는 1995년 단편 소설집을 출간했고, 이 작품을 통해 삶의 본질적인 외로움과 고단함을 섬세하게 살피며 존재의 상실과 방황을 그려냈다며 비평가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습니다.
'여수가 소설 속 이야기의 배경이 된 이유'에 대해 한강은 "여수라는 이름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여수(麗水)가 아름다운 물이라 그래서 이 고장의 이름이 되기도 하고. 여행자의 우수(旅愁)라는 한자를 써서 여수가 되기도 하는 그런 중의적인 것 때문에 여수를 택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어린 시절의 기억이 곧 상처인 '정선'과 '자흔' 두 사람을 통해 무엇을 얘기하고 싶었느냐'는 질문에는 "오히려 젊기 때문에 어두울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제 생각에는 이렇게 나이를 먹을수록 더 밝아지는 그런 부분도 있을 것 같고. 사람은 누구한테나 말할 수 없고 겉으로 보기엔 평범해 보이는 사람이라도 다 상처가 하나씩은 더 있다고 생각한다. 그거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다 보니까 그런 인물들을 설정하게 된 것 같다"라고 답했습니다.
그로부터 20년 뒤 2016년 한국인 최초 맨부커상을 수상했던 한강 작가는 당시 "제가 여태까지 써온 소설들은 인간에 대한 질문들을 가지고 씨름하는 소설들이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인간'의 존재에 대해 끊임없는 고민과 질문들이 한강 작가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것처럼 보이는 대목입니다.
지난 2019년 북토크에서도 한강은 "저는 인간에 대해서 쓰고자 한다"며 "인간이 뭔지 알고 싶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인간의 지점들이 있지 않나. 그게 풀리지 않는 저의 숙제"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러면서 한강은 "20대나 30대 돌아보면 저 자신이 굉장히 약하게 느껴진다"며 "별로 그때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지금, 아주 조금 나은 인간이 된 것 같다. 결국은 몇 권의 책과 그걸 써가는 과정이 아주 조금 저를 강하게 만들어 줬던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2024 노벨문학상 수상 당시 앤더스 올슨 노벨문학상 위원회 위원장은 "한강은 작품마다 역사적 트라우마에 직면하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다"고 평가했습니다.
한강은 수상 직후 한 스웨덴 언론과의 첫 인터뷰에서 "세상엔 너무 많은 문제들이 있고, 조금 더 차분한 상태로 있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당장은 주목 받고 싶지 않다"며 "이 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해볼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구성 : 진상명 / 편집 : 김남우 /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진상명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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