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2·3 내란 사태가 벌어진 지난달, 우리 원화 가치가 한 달 사이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 루블화 만큼 급락했다는 통계가 나왔습니다. 이렇게 고환율이 오랜 기간 이어지면 수입 의존이 높은 국내 물가도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박소연 기자입니다.
[기자]
인천국제공항의 환전소입니다.
고환율이 장기간 계속되면서 가족여행도 영향을 받았습니다.
[이미혜/인천 송도동 : 숙소나 그런 데서 비용 절감을 하게 되더라고요. 언제까지 오를지 걱정이 되기도 하고요, (달러를) 미리 못 모아둔 게 아쉽고 그래요.]
새해 들어 그나마 안정을 찾는 듯했던 원달러 환율은 오늘 다시 1470원대로 올라섰습니다.
사는 달러 값은 1,530원대를 넘어섰습니다.
주요국 통화 가운데 우리 돈 원화의 가치가 한 달 사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내란 사태 직전이던 11월 말, 1400원을 밑돌았던 원달러 환율은 12·3 내란 사태 이후 말 그대로 치솟으며, 한때 1500원까지 위협했습니다.
한 달 새 70원 넘게 오른 겁니다.
주요 30개국 통화와 비교했더니,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 루블화를 제외하고는 원화 가치 낙폭이 가장 컸습니다.
원자재를 거의 수입하는 중소기업들은 수입 비용 급증에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 : 마진이나 수익률이나 이런 것들이 전체적으로 한 치 앞을 알 수가 없으니까 환율 때문에…결국 저희한테 리스크인거죠.]
고환율로 통화당국도 애를 먹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원화 가치 안정을 위해 사들인 환매조건부 채권 규모만 47조원이 넘었습니다.
채권을 매입해 원화 유동성을 시장에 푸는 방식인데 지난 한 해 한은의 채권 매입 규모는 코로나가 창궐한 2020년을 뛰어넘었습니다.
당분간 미국 강달러 흐름은 이어질 전망인데, 내란 사태가 빚은 비용 청구서는 벌써 곳곳에서 날아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이학진 / 영상편집 김지우 / 영상디자인 조영익 정수임]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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