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몇 달 전 해군 고속정이 서해에서 암초와 부딪혀 배가 크게 부서진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고 이후 해군 간부들이 자신의 잘못을 숨기기 위해서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이 감찰 결과 드러났습니다.
박재연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11월 6일 오후.
해군 2함대 소속 150톤급 '참수리 358' 고속정이 인천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암초와 충돌했습니다.
선체가 크게 파손됐고, 다섯 달이나 걸리는 수리에 들어갔습니다.
사고 직후 사고 고속정장 A 소령, 그리고 함께 편대를 이뤄 운항하던 다른 고속정의 B 소령은 "불상의 물체와 충돌해 장비가 고장났다"고 함대 지휘통제실에 보고했습니다.
예측할 수 없었던 사고라는 취지였습니다.
사고 이틀 뒤 사후 조치 계획 보고에서도 같은 내용을 담았는데, 감찰 결과 거짓말로 드러났습니다.
실제로 충돌한 건 레이더로 확인할 수 있는 암초였고 정장인 A 소령의 부주의로 충돌을 피하지 못했던 걸로 파악됐습니다.
특히 A 소령은 상급자인 B 소령과 대응을 상의하는 한편, 보름여 뒤에는 항적 기록을 관리하는 부사관에게 충돌 전후 18분 분량의 기록을 삭제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위조한 항적 기록을 상부에 보고한 걸로 조사됐습니다.
감찰 과정에서 두 소령은 혐의를 각각 인정했습니다.
해군은 "사안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철저하게 수사하고 있다며, 재발 방지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지난해 6월에는 해군 함장이 전투함이 고장 났다고 허위 보고한 뒤 제주에서 열린 상관 이취임식에 참석한 사실이 드러나는 등 해군 기강 문제가 잇따라 도마에 올랐습니다.
(영상편집 : 정성훈)
박재연 기자(mykit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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