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공식적으로 이민을 떠난 지 120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1903년 미국 하와이로 떠난 한인들은 고단한 생활 속에서도 조국의 독립운동에 힘을 보탰는데요. 나이트라인 초대석 오늘(2일)은, 전 세계를 돌면서 희미해져 가는 이들의 역사를 기록하는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김동우 씨와 함께하겠습니다.
Q. 독립운동 흔적을 사진으로…전시회 중이라고?
[김동우/사진작가 : 지금 현재 인천시립박물관에서 진행되고 있는데요. 이 전시는, 우리 역사를 좀 되돌아보면 이민의 역사가 있거든요? 1902년부터 5년까지 우리 조상들이 7,300~7,400명 정도가 하와이로 이주했던 역사가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하와이에 가서 우리 흔적들을 좀 조사하고 또 기록해서 그것들을 지금 선보이는 전시를 하고 있습니다.]
Q. 하와이에서의 흔적…어떤 모습이었나?
[김동우/사진작가 : 흔히 하와이 하면 신혼 여행지 아니면 휴양지 이 정도로 생각하시는데요. 그 이민의 역사가 있었기 때문에 하와이 곳곳에는 우리와 관련된 역사들이 아주아주 많이 남아 있는데, 그중에서도 무덤들이 되게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러니까 버려진 무덤이 또 많아요, 안타깝게도. 빅아일랜드라는 큰 섬이 하나 있습니다. 이제 거기에 코나라는 곳이 있는데요. 거기 커피 농장 한편에 가면 비석이 없는, 그러니까 그냥 콘크리트로 관 뚜껑을 해놓은 무덤이 하나 있더라고요. 그런데 거기를 이렇게 자세히 들여다보니까 경성 애오개 박기옥인데요. 박 기 자는 한자고요, 또 옥 자는 또 한글이에요. 그리고 1941년. 그러한 무덤들 중에는 또 십시일반 또 독립자금을 내신 분들도 있거든요. 이제 그런 것들을 모아서 지금 전시를 하고 있습니다.]
Q. 이 작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김동우/사진작가 : 제가 여행을 좋아하다 보니까 인도에 한번 갔었는데요. 그런데 인도가 우리나라 독립운동사랑 연관이 있는 나라더라고요. 그래서 이게 어떻게 된 내용인지 알아보니까 델리에 가면 레드포트라는 성이 있습니다. 2차 세계대전 때 인면전구공작대에서 우리 광복군이 그 레드포트에서 훈련을 받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이제 그런 역사가 있었는데 인도에 가서 우연치 않게 그 역사를 찾아본 거예요. 그래서 너무 깜짝 놀라가지고 아니, 이렇게 찬란한 역사가 있었는데 나는 왜 학교에서 배운 적이 없을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됐고. 그러면 전 세계 얼마나 많은 곳들에 내가 몰랐던 역사가 있는 건지 찾아봤더니 거의 북반구는 전체에 다 있더라고요, 우리 독립운동의 흔적들이. 그래서 이 작업을 하면 우리 역사를 조금 더 사람들한테 전달하는 데 되게 좋겠다, 이제 그런 생각을 하면서 이 작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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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가장 기억에 남는 유적지나 후손이 있다면?
[김동우/사진작가 : 저는 이 질문이 제일 어렵더라고요. 너무 많은 것들이 있는데요, 우리 공군의 시작이 혹시 어딘지 아십니까? (앵커 : 공군의 시작하면 그래도 우리나라 아닐까요?) 네, 대부분 그렇게 생각하시죠. 캘리포니아입니다. 1920년에 김종림이라는 독립운동가와 그다음에 노백림 장군이 합심해 가지고 캘리포니아 땅에다가 비행장을 만듭니다. 거기다가 이제 비행기도 사고 해서 한인비행사 양성소라는 걸 만들거든요. 그런데 거기가 우리 공군의 시작이더라고요. 그러니까 공군의 시작이 나라 밖에 있었다는 사실이 저한테는 너무너무 흥미로웠어요. 그다음에 만주에 가면 또 한 동굴이 하나 있는데요. 거기에 동굴에 가면 태극기가 그려져 있는 곳이 있어요. 그리고 한자로 대한독립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그리고 4명의 이름이 쓰여 있거든요. 그러니까 우리 독립군들이 거기를 은신처처럼 사용한 곳이 또 남아 있거든요. 그런 것들이 기억에 많이 남죠.]
Q. 인물을 흐릿하게 표현…어떤 의미인가?
[김동우/사진작가 : 제가 이제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제가 지금 말씀드린 이러한 역사들이 사람들 머릿속에서 많이 지워지고 망각된 건 아닐까. 그래서 인물을 통해서 그렇게 지워진 역사를 표현해 보자 해서 인물을 제가 투명하게 찍는 방식을 동원해서 후손들을 찍어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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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대부분 사비로 충당…과정 중 어려움 없었나?
[김동우/사진작가 : 이게 국외에 있는 현장들을 한 곳 한 곳 찾아다녀야 하다 보니까 비용이 많이 듭니다, 실제로. 그리고 제가 모든 언어를 다 할 수가 없으니 후손들을 만나러 갈 때 또 통역도 구해야 되고 그게 또 비용이 들고 이런 것들이 좀 어려움이 있죠. 그런데 그러한 어려움 말고도 중국에 가서 공안한테 잡혀가지고 뭐 파출소 같은 데서 좀 조사를 받기도 했었고요. 무덤 찍다가 또 공동묘지 안에 갇힌 적도 있었고요. 뭐 에피소드가 상당히 많았죠.]
Q. 많은 어려움 속에도 작업을 계속하는 이유는?
[김동우/사진작가 : 기억은 계속 저는 전수되고 이어져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역사를 만드는 또 기초가 되는 게 기억이니까. 그런데 이제 우리 대한민국이 지금까지 오면서 나라 밖에 있다는 이유로 이런 것들에 좀 소홀하지 않았나. 그런데 이게 우리가 전체적으로 같이 공유해야 될 가치거든요. 그래서 지금이라도 이런 것들을 좀 상기하고 우리가 생각하는 우리 자신보다 우리가 조금 더 대단한 사람들이구나. 이런 자긍심을 좀 같이 가졌으면 하는 그런 뜻이 있습니다. 앞으로는 조금 정부에서도 이런 국외 독립운동 사적지에 대한 아카이빙 작업, 기록하는 작업에 좀 신경을 좀 더 써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자료제공 : SK브로드밴드]
김석재 기자(sjkim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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