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대근 앵커, 안보라 앵커
■ 출연 : 권춘근 산림과학원 산불산사태연구과 박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라이더]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전문가 연결해 보다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불산사태연구과 권춘근 박사 화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박사님 나와 계시죠?
[권춘근]
네,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앵커]
합천에서 발생한 산불, 95% 정도 진화됐다고 하는데 오전 중에 진화가 완료될 수 있을까요?
[권춘근]
네, 어제 주 확산 방향이 소나무로 밀집되어 있는 산림 구조였습니다. 그래서 연소가 되면서 높은 온도와 화염에 고농도의 연무가 발생하였고 또한 강풍의 영향으로 시야 및 안전 확보가 어려워 낮 동안에는 공중 진화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헬기가 철수 이후에 기상 상황이 안정되면서 특수진화대 등 지상 진화 인력과 장비를 활용한 야간 진화 전력이 주요하여 현재 95%까지 진화율을 높일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도 피해지 내에 임도가 있어서 진화 자원의 신속한 진출입이 가능했으며 특히 금년도에 신규 도입한 고성능 진화차량의 원활한 진화 용수 공급 및 직접 진화 등 높은 활용성을 확인할 수가 있었습니다.
[앵커]
이번 산불로 주민 수백 명이 대피하셨는데 민가 피해를 막기 위해서 추가로 필요한 조치가 있을까요?
[권춘근]
그렇습니다. 민가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시간대별 산불 확산 방향을 예측하여 신속한 주민대피 명령과 더불어서 소방청, 경찰청 등 유관기관들과의 신속한 정보 공유 등의 협업을 통해서 인명피해를 방지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설물들은 산불 위험에 항상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보호조치가 필요합니다. 이것은 집 주변 정리만 잘 하더라도 산불로부터 집을 보호할 수가 있습니다.
우선 집 주변에 나무가 빽빽하게 차 있다면 솎아내거나 낮은 가지를 잘라내어 탈 수 있는 연료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고요. 두 번째는 지붕과 벽이 쉽게 타는 재질이라면 불연재로 교체하고 콘크리트 담과 같은 방화벽을 설치하는 것이 좋습니다.
세 번째는 가스통, 기름통 등 인화성이 높은 물질은 집으로부터 먼 곳에, 산림 반대 방향으로 떨어뜨려야 되고 마지막으로 비닐하우스, 목조 임시건물 등은 집과 최소 10m 이상 떨어져 지어야 하며 평소에는 지붕, 배수로, 집 주변에 낙엽과 가지 등의 쓰레기 등은 깨끗이 제거할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평소에 미리 대비를 해 놓은 것도 좋겠군요. 이번에 합천 산불로 올해 첫 산불 대응 3단계가 발령이 됐습니다. 이게 상황이 얼마나 심각하다는 건가요?
[권춘근]
산불 상황에 따라서 효율적인 진화자원 동원으로 산불 확산을 차단하고 조기에 진화하여 인명 및 재산 피해 최소화의 목적으로 산불 규모를 대응 기준을 초기 대응, 확산 대응 및 국가 총력 대응으로 구분하여 4단계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각 단계별 예상 피해 면적을 기준으로 발령하고 있고 기상상황, 시간당 진화율 등의 여건을 고려하여 상위 단계 발령이 가능하게 됩니다. 산불 3단계는 추정 피해 면적이 100헥타르 이상이면서 3000헥타르 이하, 평균 풍속이 초속 10m 이상일 때 발령하는 매우 위험한 단계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앵커]
혹시 지형의 영향으로 지난해 발생한 동해안 대형 산불처럼 대형 산불로 번질 가능성은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권춘근]
우선 야간에 공중 및 특수진화대 등 인력에 의한 진화 및 방화선 구축 등 지상 진화작업을 순조롭게 진행하였고 현재 헬기에 의한 진화작업도 무리 없이 진행 중에 있습니다.
특히 산불 피해지 외곽 주변으로 논밭 등 자연적인 방어선 역할을 할 수 있는 넓은 공터들이 주변에 위치하고 있고 또한 탈 수 있는 연료의 배열이 단절되어 있어 크게 확산될 우려는 없다고 판단됩니다. 다만 강풍이 다시 불 경우에는 불씨가 2km까지 날아갈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혹시라도 강풍이 불게 되면 불씨가 또 날아가서 불이 번질 수 있으니까 이 부분에 대비해야 된다고 말씀해 주셨고요. 그런데 산불이 발생한 지역을 보니까 건조주의보가 발효가 됐더라고요. 그러니까 대지가 메말랐다는 건데 이렇게 건조한 이유는 뭡니까?
[권춘근]
경남을 포함하여 합천 지역은 지난달 24일부터 건조주의보가 발효돼 지속이 되고 있습니다. 평균 강수 일수는 5.4일로 산불이 쉽게 날 수 있는 가뭄 상태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 가뭄의 정도를 알 수 있는 지표가 낙엽의 수분 함량인데요. 실제 2월 중순까지의 낙엽의 수분 함량은 25% 수준이었으나 2월 말부터 10% 이하로 급격히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즉 작은 불씨에도 쉽게 산불로 이어지고 확산 또한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앵커]
앞서 박사님께서 진화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지만 강풍이 불 경우에 불씨가 2km까지 날아갈 수 있다, 이런 부분을 짚어주셨는데요. 숨어있는 불씨가 사실 가장 위험한 것 같습니다. 혹시 완진이 되고 난 이후에도 불씨가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십니까? 언제까지 조심해야 될까요?
[권춘근]
일단은 완전히 진화를 한 이후에도 2~3일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하면서 잔불 진화작업을 해 줘야 됩니다. 지금 발생한 지역 같은 경우는 산불에 취약한 소나무림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소나무 숲에서는 산불이 발생하게 되면 겉표면은 마치 다 탄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속에는 잔불씨가 내재가 되어 있거든요. 그래서 언제든 바람이 불게 되면 재발화의 가능성이 높은 그런 지역이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앞서서 건조한 날씨에 대해서도 말씀을 해 주셨는데 유독 봄에 산불 소식이 많이 전해져서요. 이것도 날씨와 연관이 있는 걸까요?
[권춘근]
봄철에 산불이 집중되는 이유는 바로 기상 때문입니다. 여러 가지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기 때문인데요. 산불은 보통 온도가 높고 습도가 낮은 건조할 때 많이 발생을 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겨울철부터 비가 적게 내려 건조한 가운데 날씨가 점차 따뜻해지면서 산불이 발생하기 쉬운 기상조건이 형성됩니다.
특히나 올해처럼 강수량이 적을 경우에 산불이 많이 발생하고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매번 대형산불의 원인으로 지목된 양간지풍도 3월에서 4월까지 발생하고 푄현상으로 인해 고온 건조해지면서 산지에서는 강한 바람이 부는 곳이 많아 대형 산불이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가장 위험한 계절입니다.
[앵커]
아직 산불 위험은 끝이 아니라는 분석도 있더라고요. 혹시 추가로 또 다른 대형산불이 발생할 가능성도 남아있다고 보시는 거죠?
[권춘근]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기상청 중기예보에 따르면 이번 주 일요일을 제외하고는 전국에 뚜렷한 강우 소식이 없고 또한 본격적인 영농 준비에 들어가는 시기이니만큼 산불 발생 위험성은 점차 고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저희 국립산림과학원에서 봄철 산불 발생 위험을 예측한 결과 전국 대부분 지역이 높음 수준을 나타내고 있으나 특히 남부 지역 중심으로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3, 4월 동해안 지역에 국한되어 발생하던 대형산불이 2월, 6월 안동, 밀양 등 내륙지역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대형산불은 시기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런 만큼 대비도 철저히 해야 될 텐데 사소하게 실천할 수 있는 산불 예방 방법이 있다면 소개해 주시죠.
[권춘근]
이제 본격적인 산불 기간이 시작되었습니다. 산불은 2월부터 서서히 시작하여 3월에서 4월까지 절정을 이루고 있습니다. 대부분 소각행위 등 사소한 실수에 의해 발생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반대로 우리가 조심하고 주의를 기울이면 산불 자체가 발생하지 않음을 의미를 합니다. 국민 한 분 한 분의 관심과 참여만이 산불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산불 상황과 관련해서 국립산림과학원 산불산사태연구과 권춘근 박사와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박사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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