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 해 농사를 준비하느라 분주한 요즘 남부 지방은 역대 최악의 가뭄으로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저수지로 흘러드는 계곡물까지 메말라 봄철 모내기용 물을 모으는 데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이용식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전남 보성의 한 들녘입니다.
한창 푸릇푸릇하게 자라야 할 보리잎이 누렇게 말랐습니다.
지난해 가을 벼를 수확한 뒤 심은 건데 가뭄 탓에 제대로 자라지 못했습니다.
마늘과 쪽파 등 밭작물 상황은 더 심합니다.
물기 없이 말라버린 흙은 먼지만 날립니다.
[전점순/농민 : 비가 안 오니까 이렇게 말라가고, 커야 되는데 안 크잖아요.]
농업용 저수지는 상류부터 바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저수지로 흘러드는 계곡물은 바짝 말라 물 한 방울 없고, 나무가 물속에 잠겼던 흔적만 남아 있습니다.
현재 이곳 저수율은 평년 대비 절반도 안 되는 45%에 불과합니다.
평년 대비 저수율이 40%가 안 되는 '심각상태' 저수지는 전남 23곳, 전북 14곳이나 됩니다.
봄철 모내기용 물 확보에 비상이 걸리자, 하천물을 모아 양수기로 퍼 올린 뒤 저수지로 보내야 할 정도입니다.
[임병남/농어촌공사 보성지사장 : 2월 말부터 2km 떨어져 있는 득량천으로부터 도촌저수지에 물 채우기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거리가 멀다 보니 중간중간 간이 양수장도 3곳이나 설치했습니다.
하천으로부터 수중펌프를 이용해 이곳 저수지로 퍼 올리는 물은 하루 2천880톤에 이릅니다.
모내기를 하려면 다음 달까지 이 저수지에만 46만 톤을 더 채워야 합니다.
전남에서 하천과 강에서 물을 끌어와 가둬야 할 저수지는 52곳, 비 소식은 기약이 없고 가뭄이 더 길어질 경우 올해 농업 생산 차질은 어느 해보다 심각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영상취재 : 김민철, 영상편집 : 오노영)
이용식 기자(ysle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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