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도 적은데"…공무원 사회 '윗분 모시는 날' 여전
[앵커]
공무원 사회에 '윗분 모시는 날'이 있다는 것 혹시 알고 계셨습니까.
말단 공무원들이 자기들 돈을 걷어서 국장이나 과장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오랜 관행이라고 하는데요.
특히나 젊은 공무원들은 적은 월급에 부담도 되고 불필요한 악습이라며 이제는 사라져야 한다고 비판합니다.
성승환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구청에서 일하는 공무원 A씨, 입사 1년 정도가 지났는데 매주 있는 일명 '모시는 날' 관행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합니다.
팀별로 순서를 정해 상관인 과장 또는 국장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건데, 비용은 전액 말단 공무원들이 부담합니다.
해당 구청은 요일별로 '모시는 날'을 맡을 팀을 정해 시간표까지 짜고 있었습니다.
< A씨 / 서울 B 구청 직원> "9급 공무원들이 받는 실수령액이 180만원이 채 안 되는데, 월급 400~500만원씩 받는 국장님 과장님들이 젊은이들에게 밥을 얻어먹는 게 진짜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도 따르는 건) 인사고과를 생각을 안 할 수도 없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실제 올해 초 전국공무원노조의 조사 결과 중앙부처에서는 사라진 이 같은 관행이 일부 기초자치단체에서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설문 응답자 10명 중 6명가량이 자신의 조직에 '모시는 날' 문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식사 한 번에 내는 비용은 1만원~5만원이 절반을 넘었고, 5만원 이상도 30%에 달했는데, 이 같은 관행이 불편하다는 답변은 90%에 육박했습니다.
주무 부처인 행정안전부는 뒤늦게 실태 파악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저희도 사실 듣고 좀 놀랐거든요. 연초에 조직 문화나 일하는 방식 관련해 계획과 가이드라인 보낼 때 간부 모시기 금지 내용을
보내긴 했거든요. 현황을 보다 면밀하게 파악을 해서 그 이후에 이걸 어떻게 개선방안을 만들 수 있을지…."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다면 관행은 구태가 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연합뉴스TV 성승환입니다. (ssh8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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