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내년 3월부터 초·중·고등학교 일부 학년이 종이책 대신 AI 디지털 교과서를 사용하게 됩니다.
하지만 교사들조차 아직 AI 교과서를 보지도 못한 데다가 인터넷망 등 기본적인 설비도 갖춰지지 않은 학교가 대부분입니다.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 속에 시도교육감들은 속도 조절을 교육부에 요청했습니다.
염혜원 기자입니다.
[기자]
내년 초등학교 3, 4학년과 중·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은 영어와 수학, 정보 교과에서 AI 디지털 교과서를 사용하게 됩니다.
학생들이 교과 문제를 풀면 맞았는지 틀렸는지 선생님에게 송출되고, 영어 듣기평가 문제도 각자의 기기로 풀어볼 수 있습니다.
다만, 단순한 문제풀이일 뿐 맞춤형 교육을 위한 인공지능의 활용도는 낮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교육부는 교사 연수용 버전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렇다면, 진짜 AI 교과서는 언제 나올까?
다음 달 29일 공개되는데 신학기 시작을 불과 넉 달밖에 남기지 않은 시점입니다.
수업 준비 기간이 짧아 교사들은 걱정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기백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 : 기존 서책형 교과서와 AI디지털 교과서를 혼합해서 사용해야 하는데 어떤 수업에서 서책형을 사용할지 어떤 수업에서 디지털 교과서를 활용할지 검토할 수 있는 기간이 교육부 일정상으로는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AI 교과서의 질은 교사 연수용보다 확실하게 나아질까?
지난달 본심사에서 146종의 AI 교과서 가운데 상당수가 무더기로 탈락했고, 특히 초등 수학은 겨우 2곳만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교과서 확정까지 남은 시간이 한 달인데, 보완이 될 수 있을지 우려가 나옵니다.
여기에 현재 학교에 깔린 인터넷 망도 적어도 5배는 더 빨라야 AI 교과서를 사용할 수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국 17개 시도교육감 가운데 절반 이상은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정근식 / 서울시교육감 (지난 22일) : 효과가 있는가 없는가를 따진다고 하면 실험집단과 비교가 되는 집단을 나눠서 할 수 있는데 이 교과서여서 특정 학년을 절반으로 나눌 수도 없고…. 좀 더 신중하게 생각을 해 봐야겠다.]
교육감협의회는 지난 16일 교육부에 공문을 보내 2026년부터 더 늘리기로 한 AI 교과서 도입 과목 수를 조정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지난 24일) : (2026년 이후 교과목의) 수를 조정하거나 방식을 조정하는 것에 대해서 많은 제안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고요. 그런 부분은 상당히 합리적인 제안도 있었기 때문에 저희가 충분히 열어놓고….]
하지만 당장 내년에도 AI 교과서를 도입해선 안 된다는 국회 국민동의 청원에 5만 6천여 명이, 범국민 서명 운동에는 10만 명 이상이 참여하는 등 곳곳에서 우려의 목소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YTN 염혜원입니다.
촬영기자 : 홍성노
YTN 염혜원 (hyew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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