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미국 정부도 "윤 대통령이 심하게 오판했다"는 이례적인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또 비상계엄에 대해서는 "불법적"이라는 표현도 나왔습니다.
워싱턴 연결해서 이게 어떤 의미인지 분석해보겠습니다.
왕종명 특파원, 이번 미국 정부의 입장이 상당히 강력한 거죠?
◀ 기자 ▶
물론입니다.
발언의 주인공은 미국 국무부의 서열 2위이자 한반도 전문가인 커트 캠벨 부장관입니다.
일단 들어보시죠.
[커트 캠벨/미국 국무부 부장관]
"저는 '윤 대통령이 심하게 오판했다'고 생각합니다. 또 과거 계엄령 경험에 대한 기억이 한국에 서 깊고 부정적인 반향을 불러왔다고 생각합니다."
"심하게 오판했다"
주로 건조하고 절제된 단어를 사용하는 외교 문법상 이례적으로 높은 강도입니다.
특히 동맹국 대통령의 이름을 직접 거론했다는 점에서 작정했다고 봐야 합니다.
'계엄'이란 단어가 한국에서 얼마나 민감한지, 역사적 배경에도 공감을 표했습니다.
◀ 앵커 ▶
이뿐만 아니라 계엄 선포가 불법적이라는 표현도 사용했는데, 이건 어떤 맥락에서 나온 겁니까?
◀ 기자 ▶
한국 국민이 국회 앞으로 뛰쳐나온 장면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나왔습니다.
이것도 들어보시죠.
[커트 캠벨/미국 국무부 부장관]
"사람들이 나와서 이것이 매우 '불법적인 과정'임을 분명히 할 준비가 돼 있었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일부 위안과 확신을 얻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본인 판단이 아닌 간접 화법으로 계엄 선포가 "불법적"이라 표현했고 시민들이 국회를 몸으로 지켜낸 행동을 보고 "위안을 얻었다"고 말한 겁니다.
그러면서 "한국이 앞으로 몇 달 동안 힘든 상황에 처할 거"라고 했는데 윤 대통령 탄핵을 외치는 한국 내 여론과 야권 움직임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 ▶
그리고 백악관에서도 윤석열 정부에서의 민주주의 상황을 질타하는 발언도 나오지 않았습니까?
◀ 기자 ▶
맞습니다.
이 발언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한테서 나왔습니다.
"우리는 앞으로 한국의 민주주의 강화를 위해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 이렇게 말한 겁니다.
일단 한국의 민주주의를 위기로 진단한 거죠.
또 대변인을 통해 "민주주의가 한미 동맹의 근간" "민주적 가치와 법치가 한미 동맹의 핵심"이라는 입장도 이틀 연속 내놓았습니다.
정리하면 민주주의, 법치라는 가치가 온전해야 한미 동맹도 굳건한 건데 윤석열 정부는 그렇지 않고 그래서 가만히 보고만 있지 않겠다는 경고를 보낸 것으로 들립니다.
◀ 앵커 ▶
미국이 한국의 민주주의 강화를 위해서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 그러면서도 "한국의 민주적 회복력은 강력하다"고 하고 있는데, 이건 또 어떤 의미로 봐야 할까요?
◀ 기자 ▶
"민주적 회복력"
구부러진 역사를 민주적으로 바로 잡아온 한국 국민의 역량을 높이 평가한 겁니다.
이 모든 걸 종합해 볼 때 미국 정부는 비상계엄 사태 발생 하루 만에 윤석열 정부가 아니라 한국 국민 편에 서기로 입장을 정리한 겁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이었습니다.
영상취재: 박주일(워싱턴) / 영상편집: 이정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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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박주일(워싱턴) / 영상편집: 이정섭
왕종명 기자(pilsahoi@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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