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격 맞은 듯
(서산=연합뉴스) 이은파 기자 = 4일 새벽 충남 서산시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에서 난 폭발 사고 여파로 인근 건물 창문이 부서져 있다. 2020.3.4 walden@yna.co.kr
(서산=연합뉴스) 이은파 김소연 기자 = "사고가 날 때마다 대책 회의를 하면 그때뿐, 바뀐 게 하나도 없는데 누가 여기서 살려고 하겠습니까".
4일 폭발 사고가 발생한 충남 서산시 대산읍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인근 독곶리 마을 이장 김종극씨는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주민들이 더 이상 못 살겠다고, 겁나서 밖에도 못 나가겠다고 한다"며 "대책 마련하겠다는 것도 못 믿겠고, 안전한 곳으로 이주시켜야 하는 거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오전 2시 59분께 김씨는 '쾅' 하는 폭발음에 놀라 잠에서 깼다.
순간 '미사일이 떨어졌나'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엄청난 굉음에 집까지 흔들렸다.
김씨가 불길이 치솟는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앞으로 달려가 보니 주변 건물 유리창이 깨지고 외장재가 떨어져 폭격을 맞은 듯했다.
놀란 주민들도 혼비백산해 공장 앞으로 나와 상황을 파악하는 한편 너도나도 울분을 토해냈다.
폭발 충격에 깨진 유리창
(서산=연합뉴스) 이은파 기자 = 4일 오전 2시 59분께 충남 서산시 대산읍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에서 큰 폭발음과 함께 화재가 발생하면서 인근 음식점 창문이 깨져 있다. 2020.3.4 sw21@yna.co.kr
엄청난 충격에 맞은편 원룸 창문이 방 안으로 떨어지면서 조국제(54)씨는 어깨와 다리 등에 타박상까지 입었다.
조씨는 "잠을 자던 중 '웅∼하더니 꽝'하는 고성이 나면서 유리창이 떨어졌다"며 "이렇게 큰 사고가 나니 불안해서 어떻게 살겠느냐"고 호소했다.
굉음에 축사에 있던 소까지도 놀라 울었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공장에서 4㎞ 떨어진 대죽리 주민은 "'꽝'하는 소리에 자다가 놀라 밖으로 나와보니 키우는 소들도 놀라 울고, 이리저리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