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취약 계층들에게는 더없이 힘든 겨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늘 종로 3가 지하철 역의 모습인데, 많은 노인들이 추위를 피하기 위해서 이곳에 내려와 있었습니다.
집을 두고 여기까지 나와있는 이유를 물었더니, 난방비를 아끼기 위해서라고 했습니다.
지하철 역이 이들에게는 추위와 난방비를 피하기 위한 피난처가 됐습니다.
임상재 기자가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서울 종로3가 지하철역 외부 출구.
오늘 낮 서울은 최고 기온이 영하 5도였습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역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밖보다 따뜻해집니다.
서 있는 노인들이 많고 계단에 앉아있는 노인들도 있습니다.
한층 더 아래에 있는 지하철 승강장 의자에 노인들이 군데군데 앉아 있습니다.
[지하철 이용 노인]
"9시 되면 전철을 타고 왔다갔다하다가 종로3가에 내려서 잠깐 쉬었다가 5시, 6시 되면 전철 타고 집에 들어갑니다."
의자에 앉아있는 노인들은 지하철 몇 개를 그냥 지나쳐 보냅니다.
[지하철 이용 노인]
"집에서는 전기를 딱 끄고 나오니까 모든 게 경제적이잖아요. 잠잘 때만 전기장판 쓰는 거예요. 집에 있으면 난방비가 비싸서‥영세민이니까 그래도 함부로 틀면 돈이 많이 나오니까 안 쓰는 거예요."
특별히 갈 곳이 있어 나온 게 아니라 전기나 난방비를 쓰지 않아도 따뜻한 곳이 목적지입니다.
[지하철 이용 노인]
"(난방) 때서 많이 나오니까 돈 낼 걱정이 되죠. 그냥 안 때죠. 전기장판만 하고‥ 집보다 여기가 낫죠, 지하철이."
난방비 부담은 고시원에도 그대로 들이닥쳤습니다.
방이 100개인 서울 노량진의 한 대형고시원.
지난달 난방비로 5백1십여만 원이 나왔습니다.
한 달 전보다는 2.5배, 1년 전보다도 2배 뛰었습니다.
[김원석/고시원 사장]
"적자죠, 오히려. 원생이 적은 고시원들은 적자가 날 수 있는 상황이죠, 지금 같은 경우는. 매출이 1천5백만 원이에요. (난방비가) 1/3을 차지하는 거예요.
인근의 다른 고시원.
난방비 전기료까지 모두 포함된 방값은 월세 30만 원.
고시원 사장님의 부담은 고시원 거주자들한테도 옮겨집니다.
[고시원 거주자]
" 보통은 다 그렇게‥ 네, 좀 체감이 되는 부분이더라고요. 네, 조금 그래요."
냉골이 된 단칸방보다 더 따뜻해서 지하철역을 찾는 사람들.
하지만 밤이 되고 기온이 더 내려가면 다시 싸늘하게 식은 집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MBC뉴스 임상재입니다.
영상취재 : 김재현 / 영상편집 : 오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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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김재현 / 영상편집 : 오유림
임상재 기자(limsj@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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