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손 안 놓쳤다면…58년 만에 만난 네 남매
[앵커]
반세기 전 헤어졌던 네 남매가 58년 만에 다시 만났습니다.
다시는 만날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언니·오빠와 두 동생을 만나는 상봉의 현장은 그야말로 울음바다였습니다.
소재형 기자입니다.
[기자]
"아이고"
얼굴에 굵은 주름이 패이고 백발이 성성해진 언니를 만나자 동생은 나도 모르게 울음이 터져 나옵니다.
꿈에서나 그렸을 얼굴을 58년 만에 만나게 된 네 남매는 서로를 부둥켜안고 떨어지지 못합니다.
네 남매가 헤어진 건 지난 1965년 서울 태릉의 한 전차 안이었습니다.
셋째와 막내는 그곳에서 어머니의 손을 놓쳤고, 이게 마지막이 됐습니다.
당시 두 동생의 나이는 8살과 6살에 불과했습니다.
"엄마 치마 잡고 전차에 탔는데 자고 깨니 엄마가 없었어요. 전차에서 내리면서 손을 놓쳤던지 했던 상황이었어요."
보육원 생활을 전전하며 어렵게 살았지만, 언니 오빠를 찾을 것이란 희망을 잃지 않았습니다.
큰 언니와 오빠도 1983년 이산가족 찾기와 2005년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동생들을 찾으려 했지만, 성과는 없었습니다.
이제는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큰 언니는 자신의 DNA를 경찰에 맡겼고, 올해 1월 큰 언니와 막내 DNA가 일치한다는 결과를 받았습니다.
경찰의 결정적 도움으로 반세기 만에 잃어버린 언니·오빠, 동생들을 찾는 순간이었습니다.
"동생한테 언니 찾았다고 소리 들었을 때 하늘이 무너지고 다리 힘이 쭉 빠지고 기절하는 거 같더라고요. 나는 못 만날 줄 알았어요."
이제 네 남매는 가족으로서 새 삶을 시작합니다.
"두 동생 만났고 왕래 되겠죠. 자제분도 있을 거고. 친목 도모, 그런 모임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올해 제가 칠순이 돼요. 의논을 해서 자주 한번 놀러 가고 싶어요."
연합뉴스TV 소재형입니다. (soja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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