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한 주말 오전, 장사 준비에 여념이 없는 푸드트럭이 있습니다.
고춧가루를 수북이 뿌리고 간장도 살짝 넣어주는데요.
"이건 떡볶이 양념이에요. 어제 만들어놓고 갔어요. 이렇게 만들어놓고 가면 아침에 오면 맛있어요."
한국말을 능숙하게 하는 나랑게렐 씨는 울란바토르에서 한국 분식 푸드트럭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표 메뉴는 세계적인 한식 열풍의 선두주자, 떡볶이!
한식 중에 떡볶이를 가장 좋아하고 가장 자신 있게 만들 수 있어서 직접 판매까지 하게 됐다고 합니다.
떡볶이의 단짝인 어묵도 함께 준비했는데요.
나랑게렐 씨가 가장 공들이는 건 바로 육수.
"여기에 딱 7시에 와요. 그리고 육수를 이렇게 1시간 30분 정도…."
육수에도 정성을 다하니 맛있을 수밖에 없겠죠?
오픈 준비가 끝나갈 무렵, 벌써 사람들이 푸드트럭 앞에 모여듭니다.
매장문이 열리기 전부터 줄을 서는, 이른바 '오픈런' 행렬.
주변 상권은 한산하기만 한데, 나랑게렐 씨 분식집은 유독 인파로 북적입니다.
[나르서석/ 손님 : 조금 매운데 쫄깃쫄깃하고 정말 맛있어요.]
[오롱거/ 손님 : 여기 떡볶이는 매우면서도 달콤한 맛이 있는 것 같아요.]
푸드트럭 창업 1년 만에 '인기 맛집'으로 인정받은 나랑게렐 씨는 사실 한국과 인연이 깊습니다.
몽골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2012년, 대학 공부를 위해 한국에 들어왔는데요.
10년 동안 한국에서 공부하고 식당일도 하며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러다, 식당 사장에게 우연히 전수받은 떡볶이 레시피가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됐죠.
[나랑게렐/ 분식 푸드트럭 운영 : 한국에서 있을 때 식당에서 일했어요. 한 3년 동안. 그때 이모한테 배웠어요. (그 이모가 떡볶이는 뭐가 중요하다고 알려주시던가요?) 양념. 양념을 맛있게 만들어야 하고,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파.]
이처럼 한국인에게 받은 비법을 품은 채 지난해 몽골에 돌아와 곧바로 푸드트럭 장사에 뛰어들었습니다.
몸에 밴 성실함도 큰 무기가 됐죠.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당일 사용할 재료를 직접 고르는데요.
더 비싸더라도 좋은 재료를 쓰는 고집, 변치 않는 장사 철학입니다.
[나랑게렐/ 분식 푸드트럭 운영 : 비싼 거 사야 해요. 비싼 거. 좋은 거 사야죠. 좋은 것들은 원래 비싸잖아요.]
진심은 통했습니다.
한국 정통 분식을 맛볼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푸드트럭이 각종 뉴스에 소개된 건데요.
방송을 탄 뒤 더 큰 유명세를 치르게 됐습니다.
손님이 몰리다 보니, 하루에 사는 일회용 용기만 천 개에 이릅니다.
고객은 그야말로 남녀노소 없이 다양하죠.
"(안 매워요?) 안 매워요. 맛있어요."
[나랑게렐/ 분식 푸드트럭 운영 : 한 번 맛보면 여기로 꼭 한 번 더 와요. 진짜 맛있었다고.]
학업을 위해 방문한 한국에서 우연히 천직을 찾은 나랑게렐 씨,
자신이 반한 한국, 한국의 맛을 널리 알리는 일에 사명감까지 느끼게 됐다는데요.
푸드트럭에서 차근차근 규모를 키워가며 몽골에 더 다양한 한국 음식을 소개하려 합니다.
[나랑게렐/ 분식 푸드트럭 운영 : 제 꿈은 한국의 길거리 음식이 얼마나 맛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다양한지를 몽골에 사는 많은 사람에게 알려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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