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극단적 선택을 하는 청소년이 늘고 있어서 해마다 학교에서 심리검사를 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최근 교육 당국 조사에서 숨진 학생들의 70% 이상이 이 검사에서 '정상'이 나온 걸로 나타났습니다.
임태우 기자 단독 보도 보시고 얘기해 보겠습니다.
<기자>
지난달 경기도교육청이 초중고 2천여 곳에 보낸 공문입니다.
"최근 조사에서 자살 학생 70% 이상이 정서 행동 특성 검사에서 '정상군'으로 나타났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교사들에게 별도의 점검 문항을 줄 테니 학생들을 더 세심하게 관찰해 달라고 당부합니다.
지난 2021년, 전국의 학생 자살 건수가 198건인데 그중 경기도가 57건, 가장 많습니다.
대책을 고민하던 경기도가 지난해에 숨진 학생 50여 명을 전수조사했더니 70% 이상이 특성 검사에서는 정상이었다는 겁니다.
[경기도교육청 : 위기학생 지원 계획을 세울 때는 어떤 측면에서 우리가 세워야 해야 할지 분석이 돼야 하기 때문에 작년도 자료를 한번 통계를 내봤습니다.]
정서 행동 특성 검사는 자살 고위험군을 가려내 예방적 조치를 하기 위해 교육부가 매년 전국적으로 실시하는 검사입니다.
이 검사에서 자살 학생 상당수가 아예 파악조차 안 됐다는 얘기입니다.
전문가들은 학생 스스로 검사 문항에 답을 하고 그 결과는 부모에게 통보되는 현행 방식에 한계가 있다고 말합니다.
[백종우/경희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자살 생각을) 드러내고 싶지 않아 하는, 오히려 절망할수록 더 이런 것들을 본인이 체크하지 않으면 알 수 없기 때문에….]
또 검사 문항들이 청소년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건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권일남/명지대 청소년지도학과 교수 : 정서행동검사를 만들 때에 비해서 청소년들의 행동 특성이 굉장히 많이 변했다라는 거죠. 그래서 그런 부분들을 좀 고도화하는 작업은 필요할 것 같아요.]
(영상취재 : 김균종·이상학, 영상편집 : 김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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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문제 취재한 임태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Q. '자살예방' 실효성 있나?
[임태우 기자 : 실제 이 검사를 통해 매년 2만 명 정도가 위험군으로 진단받고 심리 상담을 받고 있어 분명히 성과와 필요성은 있는 검사입니다. 대신 보완을 해야죠. 최근 10대 자살률은 10만 명당 2.7명으로 역대 최고치입니다. 교육부가 매년 집계하는 자살 학생 수도 3년 전까지는 150명을 밑돌다 대면 수업이 늘기 시작한 재작년부터 거의 200명 대로 급증했습니다. 이런 상황인 만큼 예방 검사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도록 개선과 보완이 시급합니다.]
Q. 전문가들이 말하는 보완책은?
[임태우 기자 : 지금은 1년에 한 차례뿐인데 두세 차례로 늘려 실시 간격을 촘촘하게 하거나, 미디어 의존도가 높고 사이버 폭력이 급증하는 청소년 현실에 맞게 검사 항목을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부모에게 자녀의 검사 결과를 알리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의견도 많았습니다. 부정적 결과를 통보받은 부모가 되레 자녀를 꾸짖어 역효과 나는 경우가 많은데 부모와 자녀 사이에 상담 전문 기관의 개입을 적극적으로 보장한다면 더 많은 학생이 위기 순간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라는 제안이 많았습니다.]
(영상편집 : 김윤성)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임태우 기자 eigh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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