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내란 사태'로 한국 외교가 사실상 공백 사태에 빠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주한 대사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국회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은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가 본국에 이렇게 보고했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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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
12월 3일 날 골드버그 대사가 퇴임을 하는 것에 대한 송별 오찬을 하다가 그리고 몇 시간 후에 저녁에 계엄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급해서 골드버그 대사가 김태효 (안보실) 차장하고 조태열 (외교부) 장관한테 (전화를 했는데) 전부 다 전화를 끄고 답을 하지 않아서 본국에 어떻게 했냐. '윤석열 정부 사람들하고는 상종을 못 하겠다'고 보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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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미국에 알리지도 않고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군대를 움직였습니다.
이후 미국 정부는 "심각한 오판"이라고 했고 "한국의 민주적 절차가 승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준형 의원은 또 비상계엄 사흘 뒤인 지난 6일엔 주요국 주한대사들이 모여 '윤석열 정부를 믿을 수 없다'는 불만을 쏟아냈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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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
지난 금요일 날, 주요국 5개국 주한대사들이 만나서 '만약 윤석열이 계속 대통령으로 있으면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을 포함해서 모든 국제 정상회담 개최를 보이콧하겠다'고 결정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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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 대사들이 윤석열 정부를 사실상 '비토'하겠다는 뜻을 모았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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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
한국에 있는 대사들이 '다시는 믿을 수 없는 지금의 한국 정부와 접촉하지 말라' 또는 '접촉하더라도 그 말을 믿지 말고 본국에 제대로 보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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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은 조태열 외교부 장관, 김영호 통일부 장관을 불러 내란 사태에 대해 물으려 했지만 국민의힘 소속 김석기 외통위원장은 간사 간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며 난색을 표했고, 여당과 정부 측은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야당은 비상계엄에 이어 탄핵 정국이 장기화될 경우 '외교 공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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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한민국의 외교안보 컨트롤타워가 지금 공백 상태이고, 한미동맹이 심하게 흔들리고 있고 미국이 한미동맹의 지속가능성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새로운 미국의 행정부 수반이 바뀌는 상황에서 각국의 이익에 벗어나지 않는 물밑 접촉을 하기 위해서 그야말로 초외교적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시점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어떻습니까? 전쟁 중인 이스라엘이나 우크라이나까지 한국에 대한 여행 자제 권고를 내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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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국대사관은 김준형 의원의 주장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utterly false)”라고 밝혔습니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오늘(11일) 오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외교 대화의 세부 내용을 공개하지 않지만, 김준형 의원이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의 발언이라고 언론에 주장한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전했습니다.
최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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