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98% 삭감…시작부터 대형 암초 만난 '대왕고래'
[앵커]
야당이 감액한 내년도 정부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했죠.
동해 심해 가스전 '대왕고래' 광구 시추 사업 예산도 삭감됐습니다.
무려 98%가 깎였는데, 정부 출자 없이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만큼, 사업 시작 단계부터 대형 암초를 만난 모습입니다.
성승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산유국의 꿈'이냐, 아니면 '예산 낭비'냐를 두고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을 벌였던 일명 '대왕고래' 프로젝트.
석유 가스가 묻혀 있는지를 확인할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호는 현재 부산항 남외항에서 필요한 자재들을 싣고 있습니다.
보급 작업을 마치면 오는 17일쯤 시추 해역으로 출발해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갈 예정인데,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힌 모습입니다.
1차공 시추에만 1천억원가량 들어갈 것으로 추산되는 데, 정부 출자금과 한국석유공사 예산으로 절반씩 충당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세운 예산 규모 505억원 가운데 야당이 8억원만을 남긴 채 98% 감액하며 전액 석유공사 부담으로 남게 됐습니다.
"에너지 안보를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석유공사의 1차공 탐사 시추를 정부가 지원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며 정부의 책무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모든 비용을 감당해야 할 석유공사의 재무 상황이 5년째 자본잠식 상태라는 점입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석유공사의 자본 총액은 마이너스 1조3천억원에 달합니다.
이에 따른 지난해 이자 비용만 따져도 5천억원에 육박합니다.
일각에서는 석유공사의 사채 발행 한도가 아직 여유가 있어 회사채를 발행해 충당할 것으로 점치고 있습니다.
다만, 가뜩이나 안 좋은 재무 상태가 더 악화할 수밖에 없는 만큼 향후 추가 시추 작업 등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연합뉴스TV 성승환입니다. (ssh8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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