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회 국방위에선 군 지휘관들의 폭로를 통해 윤 대통령이 계엄을 밀어붙이려 했다는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특히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가 의결된 직후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장관, 계엄사령관 박안수 총장이 모여 회의를 했다는 JTBC 보도도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지하 벙커 안에서도 극비인 장소에서 회동이 이뤄졌는데, 국회 결정을 무력화하려 한 건 아닌지, 수사가 필요한 문제입니다.
먼저 김재현 기자입니다.
[기자]
오늘(11일) 새벽까지 이어진 국방위에서 계엄사령관이던 박안수 육군 참모총장은 계엄 당일인 지난 3일 오후 4시 김용현 전 국방장관과 독대한 사실을 밝혔습니다.
이 자리에서 김 전 장관이 박 총장에게 저녁 9시 40분까지 장관 대기실에 와 있으라고 지시했다는 겁니다.
야당에서는 계엄 즉시 움직이기 위한 것 아니냐고 물었지만, 이를 부인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습니다.
[박안수/육군참모총장 (전 계엄사령관) : {이등병 일등병도 아니고 아무 이유 없이 육군총장을 대기시켜라?} 바쁘셔서 보고도 정확하게 받지 못하셨고 전화를 많이 하고 계셨습니다.]
박 총장은 앞서 국회 병력 투입도 사전에 몰랐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정작 특전사 헬기가 국회로 향하던 당시 서울 상공 비행금지구역을 통과할 수 있게 승인한 건 본인이었다고 했습니다.
[박안수/육군참모총장 (전 계엄사령관) : 제가 전화를 받았습니다. (출발지와 도착지를 모르고) 긴급 상황이라서 들어가는 헬기인가 보다, 알았다, 제가 그렇게 얘기해서 승인된 것으로 이해가 됩니다.]
박 총장이 사전에 계엄을 알고 있었는지 국회 병력 투입에 가담했는지 밝혀져야 할 대목입니다.
국회에서 이미 계엄 해제 표결이 끝난 뒤 행적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박 총장은 4일 새벽 1시 반쯤 합참 건물 지하 전투통제실 내부 '결심지원실'에서 윤 대통령, 김 전 장관과 셋이 함께 있었다고도 했습니다.
결심지원실은 전투통제실 안에 마련된 '벙커 안 벙커'로 극소수 인원만 들어가 회의를 하는 공간입니다.
이곳에서 국회법 법령집 등을 가지고 약 30분 가량 논의를 이어간 것으로 전해집니다.
또 박 총장은 이날 새벽 3시엔 계엄사 참모진을 구성하려고 육군본부 부장들을 버스로 서울로 이동하도록 지시했다고 했습니다.
[영상취재 박재현 김영묵 유규열 / 영상편집 김동준]
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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