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2년 전 구미의 한 빌라에서 3살짜리 여자아이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당시 비정한 어른들의 무관심 때문에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고 해서 관심이 쏠렸던 사건이었는데, 외할머니인줄 알았던 여성이 숨진 아이의 친모로 드러나면서 큰 논란으로 번졌습니다.
이 여성이 아기를 바꿔치기 한 혐의로 계속 재판이 이어졌는데, 결국 이 혐의에 대해선 무죄가 선고됐습니다.
김은혜 기자입니다.
◀ 리포트 ▶
2021년 2월, 구미에 있는 한 빌라에서 3살 여자 아기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살인 혐의로 20대 엄마가 검거됐지만, 유전자 검사를 통해 외할머니로 알려졌던 석 모 씨가 친모로 확인됐습니다.
석 씨는 그러나 끝까지 친모임을 부정했습니다.
하지만 수사당국은 석 씨가 자신이 낳은 아기를 비슷한 시기에 딸이 낳은 아기와 바꿔치기한 걸로 보고 재판에 넘겼습니다.
1심과 2심 모두 유죄, 징역 8년이 선고됐지만,
대법원에서 사건을 되돌려 보냈습니다.
아기를 바꿔치기한 직접 증거가 없다는 겁니다.
파기 환송심을 맡은 대구지법 형사1부는 8개월 뒤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가장 강력한 증거였던 유전자 검사결과도 석씨의 아이로 판단할 수 있는 근거 일 뿐, '바꿔치기'를 증명하기에 부족했고, 신생아의 분리된 식별 띠 같은 간접 증거들도 소용없었습니다.
[한대광 공보판사 / 대구지방법원]
"(신생아) 몸무게 변화가 자연스러운 점, 식별띠가 분리된 것도 이례적이지 않고 신생아실에 들어와 제3자가 바꿔치기를 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점 등을 이유로 (무죄로 판단하였습니다.)"
재판부는 대신 숨진 아이를 발견하고 숨기려 한 혐의에 대해서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줄곧 출산 자체를 부인했고 사체은닉 미수 혐의만 인정해 온 석 씨는 선고 직후 석방됐습니다.
결국 4번의 재판 끝에 사건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고, 더 미궁에 빠진 셈입니다.
대구지검 김천지청은 판결문을 검토한 뒤 상고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은혜입니다.
영상취재 윤종희 / 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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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윤종희 / 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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