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략폭격기 뜬 올해 첫 한미훈련‥"강력한 확장억제 보여준 것"
이틀 전, 한미 국방장관회담 직후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은 '전략자산의 전개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묻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이미 말했듯이 5세대 전투기인 F-22, F-35는 물론 항모전단도 한반도에 전개한 바 있는데, 앞으로 이런 것들을 더 많이 할 것입니다. 그리고 양국 정부 간의 협의를 심화할 예정입니다."
오스틴 장관의 발언 다음날, 미국 전략폭격기 B-1B와 현존 최강 전투기로 평가 받는 F-22, 항공모함 함재기로 잘 알려진 F-35B가 한반도로 날아왔습니다.
미국의 전략자산들은 우리 공군 정예 전력인 F-35A 스텔스기와 함께 서해 상공에서 올해 첫 한미연합공중훈련을 펼쳤습니다.
국방부는 이번 훈련이 지난해 한미정상회담과 한미안보협의회의 합의대로 '적시적이고 조율된 전략자산 전개'를 적극 구현한 것으로, 한미의 굳건한 결의가 반영된 결과라고 밝혔습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도 오늘 브리핑에서 "대한민국에 대한 강력한 확장억제를 행동화하는 미국의 의지와 한미동맹의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한미 국방장관은 '미국의 한반도 방위공약은 철통 같다', '확장억제 강화가 북한의 핵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는데, 결과적으로 B-1B 같은 전략자산이 즉각 한반도에 날아온 셈입니다.
■ 북한, 6시간 만에 '말폭탄' 응수하며 반발‥미국 "적대적 의도 없다"
국방부는 미국 전략자산이 동원된 이번 훈련 사실을 오늘 새벽 0시쯤 발표했는데, 불과 6시간 만에 북한의 반발이 나왔습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된 담화에서 "미국의 그 어떤 군사적 기도에도 '핵에는 핵으로, 정면대결에는 정면대결로'라는 원칙에 따라 초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한반도와 주변 지역에 전략자산들을 계속 들이미는 경우, 우리는 그 성격에 따라 어김없이 해당한 견제활동을 더욱 명백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외무성 대변인은 또 "적대 의도가 없다는 기만적인 간판을 내들고 우리와의 대화를 제창하며 시간을 얻어보려고 꾀하고 있다"며 "미국이 적대시 정책과 대결 노선을 추구하는 한, 미국과의 그 어떤 접촉과 대화에도 흥미가 없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의 이같은 반발에 대해 백악관도 성명을 냈습니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우리는 북한에 적대적 의도가 없으며, 역내에서의 연합훈련이 북한에 대한 도발이 된다는 생각을 거부한다"고 밝히며 대북 제재 이행 같은 국제 공조를 강조했습니다.
■ 3월엔 한미연합연습 반발, 4월엔 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올해도 '긴장 국면'
북한의 비난 담화에 더해 탄도미사일 발사 같은 무력 도발이 뒤따를지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군 당국은 현재까지 특별히 설명할 만한 사안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반발에 대해 기존의 '강대강 대결'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앞으로 이어질 무력 도발 전망을 내놨습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담화전 이후 본격적인 행동으로 이어지는 경험적 사례에 비춰, 북한이 2~3월 이후부터는 본격적으로 전략·전술핵무기 개발 준비와 시험발사를 실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2월 대규모 열병식, 3월 한미군사훈련에 대한 강대강 맞대응, 4월 정찰위성 발사 등 이미 예고된 행동으로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로 예상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올해도 정세와 위기관리에 조금이라도 허점이 생길 경우, 한반도에서 핵과 핵이 충돌하는 사태까지 벌어질 수도 있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은 평양 미림비행장에서 각종 장비와 인원을 동원한 열병식 준비를 해왔는데, 군 당국은 북한의 건군절인 2월 8일쯤 대규모 열병식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예의주시 중입니다.
홍의표 기자(euypyo@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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